유가족들은 중립적 사고조사위원회 구성 등 3가지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장례절차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혀 군 당국과의 갈등이 예상된다.
헬기 참사 일부 유족들은 19일 오후 포항 해병대 1사단 정문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공정하고 중립적인 조사와 사고 현장의 언론 공개, 사고 헬기를 제작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책임 있는 자세 등을 요구했다.
이어 3가지 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숨진 박재우 상병의 외삼촌 김범준씨는 "당초 사고 조사위원회에 포함됐던 국방기술품질원은 사고 헬기의 품질보증을 하는 곳인 만큼 오히려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하며 "군이 유족의 언론 노출을 통제하고 숨기려는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립적인 사고조사위원회 구성을 위해 바른미래당 유승민, 하태경 의원에게 국회 국방위원회를 통한 조사위원 추천을 요청해 긍정적 답변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요구사항은 보안상의 문제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합의가 이뤄지기까지 어려움이 예상된다.
헬기 추락원인에 대한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사고 당시 헬기는 기체 진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륙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범준씨는 "헬기 승무원들이 심한 진동으로 정비를 맡겼지만, 포항에 상주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직원들은 이를 해결하지 못했고, 본사 인력이 특별 수리를 진행했다고 해병대가 설명했다"며 "문제가 해결됐다고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동을 확인하는 계측기를 싣고 탑승자 전원과 정비 부사관 2명 등이 타고 이륙한 뒤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
김씨는 "화재 진압 시간과 관련해 군이 유족과 언론에 다른 시간을 설명하고, 청와대가 수리온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것도 안타깝다"면서 "군도 윗사람이나 여러 기관의 눈치를 보며 추락원인 조사에 소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