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놀이방서 아이 다쳤다면, 업주도 절반 책임"

법원, 아이와 부모에 2천여만원 지급 판결…"주의의무 소홀"

식당 놀이방에서 혼자 놀던 아이가 다쳤다면 식당 업주가 아이와 그 부모에게 절반의 책임비율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법 민사13단독 서영효 부장판사는 A(9)군과 A군의 부모가 식당 업주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 A군에게 1천750만원을, A군의 부모에게 435만원을 각각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9일 밝혔다.

A군(당시 7세)은 지난 2016년 12월 9일 울산의 한 식당에서 부모가 식사하는 동안 식당 안에 마련된 놀이방에서 혼자 놀았다.

놀이방에는 동전을 넣고 탑승하는 모형자동차가 있었는데, A군은 이 모형자동차 아래에 발을 넣고 있었다.

이때 다른 손님이 자신의 아이를 자동차에 태운 뒤 동전을 넣었고, 자동차가 갑자기 작동하면서 A군의 오른발을 누르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두 번째 발가락 한 마디가 절단됐다. A군은 봉합 수술을 받았지만, 영구장해 진단을 받았다.

이에 A군은 3천350만원을, A군의 부모는 750만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B씨를 상대로 냈다.

업주 B씨는 재판에서 "(동전을 넣은)다른 손님의 잘못으로 발생한 사고이므로 식당 책임이 없고, '놀이방에서 어린이가 다쳐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부착했으므로 의무를 다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는 놀이방을 이용하는 어린이의 사고 방지를 위해 안전관리인을 배치하거나, 부모의 보호·감독 없이 어린이 혼자 이용하지 않도록 안내하거나, 전동 놀이장치를 이용하지 않는 어린이가 다치지 않도록 별도의 차단막을 설치하는 등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다른 손님의 잘못도 명백하지만, 더불어 놀이방 설치·관리자로서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피고의 잘못이 결합해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사고 당시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는지 확인할 수 없고, 설령 부착돼 있었더라도 피고의 주의의무를 면제하거나 경감시킬 사유는 아니다"고 B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A군 부모가 A군이 놀이기구 밑에 발을 넣는 등의 행위를 하지 않도록 보호·감독하거나, A군이 보호자와 동반해 놀이방을 이용하도록 해야 했다"면서 "이를 소홀히 한 원고 측의 과실을 고려해 일실수입(다치지 않았을 때 일을 해 벌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수입)과 치료비 산정 시 피고의 책임비율을 50%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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