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방송사 "페이스북, 아동학대·극우 콘텐츠 방치" 의혹 제기

페이스북이 잇단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아동학대, 폭력, 극우세력과 연관한 콘텐츠를 제거하지 않고 방치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는 페이스북 플랫폼 자체가 이러한 극단적인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을 계속 머무르게 하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17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방송인 채널4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이날 밤 방영할 예정이다.


앞서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채널4는 프로그램 촬영을 위해 자사 기자들을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페이스북의 콘텐츠 관리 하청업체인 'CPL 리소스'에 위장 취업시켰다.

이 업체는 2010년부터 페이스북과 계약을 맺고 콘텐츠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훈련 과정에서 한 남성이 유아를 때리고 밟는 영상이 위장 취업한 기자들에게 보여졌다.

2012년 처음 올라온 이 영상은 '충격적인 콘텐츠'라는 표시를 단 채 페이스북에 여전히 게시되고 있다.

한 콘텐츠 관리자는 기자에게 "너무 많이 검열하면 사람들은 이 플랫폼에 흥미를 잃게 된다"고 말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아동학대 반대 활동가인 니시 아스틴은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2012년부터 이 영상을 제거해 달라고 페이스북에 요청했지만, 페이스북은 자체 규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만 말해왔다고 밝혔다.

위장 취업한 기자는 또 10대 여성 두 명이 싸우는 영상 역시 삭제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

두 여성은 신원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영상에 선명히 드러났는데, 이 영상은 수천 회 이상 공유됐다.

기자는 또 영국의 극우정당 '브리튼 퍼스트(Britain First)'의 페이스북 페이지 역시 많은 팔로워를 갖고 있다는 이유로 놔두라는 얘기를 관리자에게서 들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13세 이하 연령대 이용자에 대해서도 먼저 나서서 조치를 취하지 말도록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현재 13세 이상에게만 회원 가입을 허용하고 있다.

페이스북 초기 투자자 중 한 명인 로저 맥너미는 방송에서 페이스북의 비즈니스 모델은 극단적인 콘텐츠에 의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페이스북의 관점에서 이러한 것들은 그들 상품의 '크랙 코카인'과 같다"면서 "플랫폼에 가장 열중하는 사람들을 유도하는 것은 이러한 극단적이고 위험한 형태의 콘텐츠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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