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휴수당은 최저임금 인상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거론돼온 해묵은 주제다. 경영계가 최저임금 인상 반대론의 근거로 주휴수당을 꺼내면 노동계는 양자를 연관 짓는 게 부적절하다고 반박한다.
주휴수당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주어야 한다'는 근로기준법 제55조에 근거를 두고 있다.
같은 법 제18조에 따라 4주의 기간을 평균해 1주의 소정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노동자는 제55조가 적용되지 않는다. 즉, 1주 15시간 이상 근무한 노동자가 휴일에 쉬면서 1일치 주휴수당을 받게 된다.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1주에 법정 근로시간인 40시간(하루 8시간)을 일한다고 가정하면 주휴수당은 시급 최저임금에 8시간을 곱한 금액으로, 내년도 최저임금 8천350원을 적용하면 6만6천800원이다.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시급으로 계산한 내년도 '실질 최저임금'은 최저임금(8천350원)에 주휴수당을 40시간으로 나눈 값(1천670원)을 더한 1만20원이라는 게 경영계의 주장이다. 최저임금이 사실상 1만원을 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휴수당을 최저임금에 더해 실질 최저임금으로 삼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게 노동계의 지적이다. 주휴수당과 최저임금은 본질적으로 다른 임금이라는 것이다.
주휴수당은 근로기준법에 따른 것인 반면, 최저임금은 최저임금법에 따른 것으로, 근거 법률부터 다르다.
최저임금은 모든 사업주가 그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국가가 강제함으로써 저임금 노동자를 보호하는 게 목적이지만, 주휴수당은 1주일 근무한 노동자의 재생산을 위한 휴식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급하는 것이다.
주휴수당의 연원은 근로기준법이 제정된 195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노동자의 저임금을 보전하기 위한 방편으로 도입한 면도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주요국 가운데 주휴수당을 법으로 규정해놓은 곳은 한국과 대만, 터키뿐이며 대부분 국가에서는 노·사 단체협약으로 주휴수당을 지급한다.
경영계는 지난해 최저임금이 7천530원으로 전년보다 16.4% 인상됐을 때도 주휴수당 문제를 거론했다. 지난 5월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 일부를 포함하기로 했을 때도 주휴수당을 산입범위에 넣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영계가 주휴수당 부담을 호소하지만, 저임금 노동자가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주휴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다.
민중당 '정치하는 편의점 알바 모임'은 지난 1월 말∼2월 초 서울 지역 편의점 200여곳의 아르바이트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32명 중 24명(75%)이 주휴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경영계가 제대로 지급하지도 않는 주휴수당을 거론하며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노동계는 주장한다.
이창근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근로기준법상 주휴수당과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을 혼동하는 법적 문제를 떠나, 제대로 주지도 않는 주휴수당을 최저임금에 포함해 '실질 최저임금'을 계산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