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비대위원장 김병준 지명…"혁신 대수술 시작될 것"

- 김성태 "참여정부 정책혁신 주도한 분…수락의사 확인"
- 지방선거 패배 1달만에 위기수습 국면으로…내일 최종 추인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자료사진/황진환 기자)
자유한국당이 지방선거 참패 후 당 재건의 역할을 맡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를 16일 지목했다. 한국당은 17일 오전에 전국위원회를 열어 비대위원장 확정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경북 고령 출신인 김 교수는 노무현 정부(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과 대통령 정책특별 보좌관을 지냈다. 보수텃밭 TK 출신에 참여정부 핵심인사였다는 강점을 갖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이면에는 탄핵국면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인사라는 점 때문에 친박(親朴) 색채를 띈다는 평가도 있다.


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 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지목한 배경을 설명했다. 김 대행은 김 교수를 "참여정부의 정책 혁신을 주도해 온 분"이라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투철한 현실 인식과 치열한 자기혁신인 만큼 김 위원장이 혁신 비대위를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 대행은 간담회 직전 김 교수와의 통화에서 비대위원장 수락 의사를 확인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비대위원장 내정자를 중심으로 변화와 혁신의 대수술이 시작될 것"이라며 "처절하고 통렬한 자기비판과 치열한 내부 논쟁을 통해 당 노선과 전략을 다시 수립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부 화합과 단합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전국위에서 최종 확정되면 한국당은 비대위 전환을 둘러싼 극심한 계파 갈등 국면을 넘어 본격적인 위기 수습 국면에 돌입하게 된다. 지방선거 패배 후 한 달여 만이다.

그간 친박계의 거취 압박 속에서도 김 대행과 비대위 준비위원회는 비대위원장 대국민 공모절차까지 밟아가며 다방면의 인사들과 접촉했다. 정계와는 거리가 멀거나, 당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들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당사자들이 줄줄이 고사하는 등의 진통도 겪었다. 결국 후보군 물색 초반에 수락 의사를 내비친 김 교수를 택하면서 '돌고 돌아 김병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 교수는 지난 달 29일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당의 정책 노선에 대한 혁신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그는 특히 경제문제와 관련해 "진보는 어찌됐든 간에 상생 등의 가치를 추구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보수는 박정희 시대 때의 경제 성장 이후 그런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성장에만 치중했던 기존 노선에서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기본적으로 시장이나 공동체가 자율 체계를 확립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말하자면 국가가 일일이 간섭하기보다는 시장 안에서 자율적인 시스템이 작동했을 때 생동감 있고, 창의적인 것들이 만들어진다"며 "문제는 시장 안에서 할 수 없는 게 있다. 사회 불균형을 맞추는 문제, 복지 등은 시장이 할 수 없는 것 아닌가. 국가는 그런 것을 보충적으로 하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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