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3과목에 대한 시험지 유출만을 인정했던 기말고사 시험도 수사결과 전 과목이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13일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광주의 한 사립고교 행정실장 A(58) 씨와 학부모 B(52·여) 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A 씨는 학교운영위원장인 B 씨로부터 부탁을 받고 지난 2일 오후 6시쯤 기말고사 시험지 복사본을 광주 남구의 모처에서 B 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이들은 지난 12일 경찰의 1차 소환 조사에서 기말고사 시험 9과목 가운데 3과목 만을 유출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 9과목 전체 시험지가 유출된 정황을 확보했고, 지난 15일 2차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CCTV와 학교 복사기의 기록을 토대로 A 씨가 복사기를 이용해 모두 49쪽의 시험지를 복사한 것을 확인했다. 9과목의 시험지 분량은 모두 42쪽이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오류 인쇄본 7쪽을 포함해 시험지를 모두 복사해 유출했다는 이들의 진술도 받아냈다.
경찰은 해당 학교 학생들을 중심으로 제기된 이전 중간고사 시험에서의 유출 단서도 추가로 포착했다. 해당 학교에서는 이 사건이 터지자 B 씨의 자녀가 이번 시험 뿐만 아니라 1학기 중간고사에서도 평소 보다 성적이 많이 향상됐다며 이전 시험에서의 유출 가능성 또한 제기된 바 있다.
경찰은 중간고사 시험에서의 유출 단서는 아직 피의자 조사 전이라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들을 조만간 다시 불러 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들은 앞선 경찰 조사에서 중간고사 3과목의 유출만 인정했고, 이번 시험지 유출이 처음이고 금전 거래도 없었다고 진술했다.
경찰 수사 결과 곳곳에서 이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금전 거래 여부 등에 대해서도 경찰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학교 행정실장 이외의 윗선 개입 여부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A 씨와 B 씨를 추가 소환해 수사를 이어간 뒤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김상구 광주 서부경찰서 수사과장은 "증거와 관련자의 진술 등을 종합해 기말고사 9과목 시험 전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기 위해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