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의 눈물, 최저임금보다 임대료가 문제

- 최저임금 8350원, 노동계는 너무 적다 vs 사용자는 너무 많다 반발
- 최저임금위, 고용사정 좋지 않은 상황 일부 반영한 것
- 여 "모두 만족할 수는 없다" vs 야 "무리한 공약, 반시장적인 결과"
- 윤곽 드러내는 민주당 당대표 선거, 개각 폭이 관건이 될 듯

■ 방송 : CBS 라디오 <굿모닝뉴스 박재홍입니다> FM 98.1 (06:05~07: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CBS 보도국 안성용 정치부장

(사진=진행자 박재홍 아나운서)
◇ 박재홍 : <안성용의 정치 기상도>시간, 보도국의 안성용 정치부장입니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됐습니다. 올해보다 820원, 10.9% 오른 8,350원으로 결정됐습니다. 결정은 됐지만 노사 양쪽에서 비판 받고 있어요?

◆ 안성용 : 충분히 예고됐던 일입니다. 노동계 에서는 인상폭이 너무 적다는 비판이고, 사용자 측에서는 너무 높아서 중소 자영업자들이 배겨나질 못한다고 아우성입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4일, 토요일 새벽 4시를 넘겨서 2019년에 적용할 최저임금을 시급 8,350원으로 의결했습니다. 하지만 이 의결에는 27명의 정원 가운데 공익위원 9명과 한국노총 추천 노동자위원 5명만이 참석해서 과반을 겨우 넘겼습니다. 경영계의 이해를 대변하는 사용자 위원과 민주노총 측 노동자위원은 불참했습니다.

◇ 박재홍 : 양쪽의 비판을 받고 있다. 그만큼 어려운 문제였는데, 류장수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의 입장 들어봅니다.

[류장수 :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
고용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이 반영됐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이것이 빠른 시일에 회복되기 어렵다는 점도 일부 반영이 됐습니다.

◇ 박재홍 : 의결이 되자마자 경영계는 경영계대로 노동계는 노동계대로 반발이 만만치 않은데, 반발하고 있는 민주노총 주장은 뭔가요?

◆ 안성용 : 최저임금 결정에 불참했던 민주노총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시급 1만원으로 올리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파기한 것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2020년에 만원으로 올리려면 내년 이맘때쯤에 1,650원을 올려야 하는데 사실상 불가능하다고는 하겠습니다.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부 공약은 산입범위 확대 개악으로 무너지고, 이번 10.9% 초라한 인상률로 공약폐기에 쐐기를 박았다"며 '심지어 박근혜 정권 집권 4년간 평균 인상률이 7.4%였는데 감옥에 있는 박근혜가 비웃을 수준'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공약폐기 입장이 분명히 확인된 만큼 이제는 공약 이행 요구가 아니라 전면적인 최저임금 제도 개선과 온전한 1만원 실현에 총력 매진하겠다고 투쟁 방향 변경을 시사했습니다.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18 비정규직 철폐 6.30 전국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이 최저임금 개악법 폐기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 박재홍 : 사용자 측 입장도 거센 반발이 있는 상황이죠. 소상공인들의 경우는 이렇게 해서는 사업할 수 없다는 거죠?

◆ 안성용 : 그렇습니다. 최저임금 결정에 가장 반대하는 이들은 소상공인들입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최저임금이 결정되자 즉각 성명을 내 "정당성을 상실한 일방적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내년 최저임금과 관계없이 소상공인 사업장의 사용주와 근로자 간 자율협약을 추진하겠다"고 사실상 불복종을 선언했습니다. 특히 편의점가맹점주들은 인건비 인상 등을 고려해 월 하루 공동휴업을 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심야할증·카드 결제 거부 등 구체적인 향후 계획을 내놓았구요, 다른 사용자 단체도 영세·중소기업이 존폐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며 우려를 쏟아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 박재홍 :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쟁은 정치권에서도 똑같이 일어나고 있는데, 한국당 입장은 뭔가요?

◆ 안성용 : 한국당은 최저임금이 2년 사이에 무려 29.1%나 올랐다면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이라는 대통령 공약에 무리하게 맞춘 결과"라고 비판했습니다. 윤영석 대변인의 논평 내용인데요, 윤 대변인은 "반시장적인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폐기하고 대통령 공약을 조정하고, 경제 상황과 고용 여건, 임금 지급능력 등을 감안해 최저임금 인상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박경미 대변인은 "동결을 주장하는 사용자 측과 15% 이상 인상을 요구하는 근로자 측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솔로몬의 해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양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합의는 양자가 조금씩 양보해 받아들일 수 있는 합의라는 반증"이라고 알 듯 말 듯 한 논평을 이어갔는데요, 그만큼 여당으로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하겠습니다.

◇ 박재홍 : 오늘 수석보좌관 회의도 있다고 하는데, 일단 청와대 입장은 아직 안 나온 상태죠?

◆ 안성용 : 그렇습니다. 민주당처럼 어느 한쪽의 편을 들 수도 없고, 들어서도 안 될 뿐만 아니라, 최저임금 문제가 우리 사회의 복잡한 문제들을 함축하고 있어서인지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김의겸 대변인이 어제 기자들에게 메시시를 보냈는데요, '최저임금 관련한 입장은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에서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청와대가 따로 입장을 낼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말씀대로 오늘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입을 주목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 정의당은 임대료 부분도 지적하고 있는데, 어떻게 연관이 있을까요?

◆ 안성용 : 요즘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정의당은 최저임금 논쟁이 소상공인과 노동자의 대립구도로 전개되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최저임금은 을과 병의 전쟁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인데요. 최석 대변인은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은 끝없이 오르는 임대료와 불공정거래의 이득 주체인 기득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제가 주목하고자 하는 부분은 임대료 부분입니다.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목 좋은 곳은 건물주가 부르는 대로 주지 않으면 나가라고 하지 않습니까? 이 부분을 지적한 것으로 보입니다. CBS 근처에도 두세 평 남짓한 점포의 임대료가 길가에 면한 점포는 월 500, 건물안쪽에 들어간 점포는 월 200이라고 합니다. 얼마 전 궁중족발 사건도 기억하실 겁니다. 월 297만원이던 임대료를 월 1200만원으로 올려달라는 건물주를 폭행한 사건이죠. 그만큼 임대료 문제가 심각하다는 얘깁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당 대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박재홍 : 말씀하신 임대료 문제 박원순 서울시장도 입장을 밝히기도 했는데, 직접 들어봅니다.

[박원순 / 서울시장 : 서촌의 궁중족발집 사건과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모든 월세 사는 사람, 임대하여 영업하는 사람들의 삶을 위협하는 높은 임대료 문제를 해결하겠습니다.]

◇ 박재홍 : 이런 지자체장의 관심도 중요하지만 결국 국회가 입법으로 풀어야 할 텐데, 5년으로 묶여있는 상가임대차보호법개정문제로 연결이 되겠군요? 이어서 민주당 당대표 경쟁 소식 알아봅니다. 친문을 자처했던 두 사람 가운데 한 명은 출마선언을 했고, 한명은 포기를 했죠?

◆ 안성용 : 그렇습니다. 출마선언을 한 사람은 김진표 의원이고, 출마 결심을 접은 의원은 전해철 의원입니다. 4선에 경제부총리, 교육부총리를 지낸 김진표 의원은 유능한 경제 정당을 만들겠다고 했고, 참여정부에서 민정수석을 지내고, 얼마전 경기도지사 경선에 나갔던 전 의원은 계파 논란을 의식한 듯 "문재인 정부의 성공에 조그마한 걸림돌이나 부담이 될 여지가 있다면 저는 다른 역할을 찾는 것이 마땅한 결정이라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경선 전에서 하차했습니다.

그리고, 친문 후보로 꼽히는 또 한명이 있는데 송파을 재보선으로 국회에 다시 들어온 최재성 의원입니다. 김 진표 의원에 따르면 최 의원과는 아직 얘기가 덜됐다고 했습니다. 최 의원이 대표 경선에 뛰어들지 여부를 관심있게 지켜봐야겠습니다.

◇ 박재홍 : 최재성 의원은 지난 밤 SNS에 올린 글에서 "멈출 수 없는 혁신의 길 갈 것"이라면서 사실상 출마선언을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네요. 그리고 관심있게 지켜볼 분이 한 분 더 있죠?

◆ 안성용 :네, 이해찬 전 총립니다. 당대표 경선 출마 문제를 두고 한창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불출마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얘기도 들리고, 출마의사가 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오는 26일이 컷오프여서 출마 여부 결정을 마냥 늦출 수 는 없고, 곧 결정을 할 것 같습니다. 이 전 총리는 친노 진영의 좌장입니다만 친문 진영과 이해찬 전 총리 측과 약간의 긴장관계가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이 전 총리 측의 한 인사는 '김부겸 장관과 겹칠 수 있다'면서 김진표 의원 등 친문 후보보다는 김부겸 장관의 출마 여부에 더 관심을 두는 모양새였는데, 그렇다면 김 장관이 개각에서 교체되느냐 여부를 두고도 고민할 지점이 있다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홍영표 원내대표 등이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의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박재홍 : 말씀하신 개각 이번 주에는 이뤄집니까?

◆ 안성용 : 문 대통령이 인도-싱가포르 순방까지 마쳤으니까 관건은 여름휴가 전에 개각을 하냐인데, 이 시기조차도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은 상탭니다. 개각 폭과 관련해서도 김부겸 행자부 장관이 '당으로 돌려보내 달라'는 뉘앙스의 인터뷰를 했다가 후폭풍이 일었습니다. 그래서 잘못했다는 글을 SNS에 올리면서 장관에 유임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이 전 총리측이 김 장관의 출마 여부에 신경을 쓴다는 건 개각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의미도 되겠습니다. 이 밖에 꾸준히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는 장관들이 있는데, 여권 사람들 만나보면 이 분들에 대한 불신이 아주 강해서, 부정적 여론이 문 대통령에게 전달은 될 것 같은데, 문 대통령이 어떻게 결정을 할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 박재홍 : 한국당 쪽으로 가봅니다. 비대위원장이 이번 주에는 결정될 것 같은데, 계파 싸움이 극에 달한 모양새예요?

◆ 안성용 : 비대위원장 후보로 김병준 전 부총리, 국민대 명예교수로 계시죠. 이 분하고 박찬종 전 의원, 이용구 중앙대 명예교수, 김성원, 전희경 의원이 추천됐습니다. 비대위 준비위원회는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에게 의총에서 의견 수렴을 한 뒤에 최종 후보 한 명을 선정해 달라고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김 대행은 의원들의 표결로 결정할 사항은 아니라고 못 박은 상탭니다. 그런데 지금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이 한국당 갈등의 정점에 있어서 오늘 의총에서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김 대행의 사퇴를 촉구한 친박 성향 의원과 일부 중진 의원들은 일전을 벼르고 있고, 김 대행 등 바른정당 출신 복당파 의원들도 더는 물러서지 않겠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 의총 결과도 주목해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 <안성용의 정치기상도> 시간 안성용 정치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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