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최초 남자단식 4강 전원 30대…차세대 기수는 어디에

현역 20대 선수는 메이저 대회 우승 경력 '전무'

이러다가 다시 '빅4' 시대가 재개될 판이다.

영국 런던 윔블던에서 진행 중인 윔블던 테니스대회 올해 남자단식 4강은 모두 30대 선수들로 채워졌다.

존 이스너(10위·미국)가 33세로 가장 많고,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과 케빈 앤더슨(8위·남아공)이 32세, 노바크 조코비치(21위·세르비아)가 31세 순이다.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메이저 대회 남자단식 4강이 모두 30대 선수들로 채워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결승에 앤더슨과 조코비치가 오르면서 30대 베테랑들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남자단식 결승을 30대 선수끼리 치르는 것도 오픈 시대 윔블던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1968년 이후 30세가 넘어서 윔블던 남자단식 결승에 오른 사례는 그동안 로드 레이버(1969년), 켄 로즈월(1970·1974년), 아서 애시(1975년), 지미 코너스(1984년), 로저 페더러(2012·2014·2015·2017년) 등 5명밖에 없었는데 올해 2명이 한꺼번에 늘어났다.

남자 테니스는 페더러(2위·스위스)와 나달, 조코비치, 앤디 머리(149위·영국) 등 네 명이 주요 대회를 독점하는 '빅4'의 시대가 계속됐다.

2004년부터 올해 프랑스오픈까지 58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이들이 나눠 가진 우승 트로피가 총 51개나 된다.

이들 네 명을 제외하고 최근 14년 사이에 메이저 대회 우승을 경험한 선수는 스탄 바브링카(224위·스위스)가 세 번, 마린 칠리치(5위·크로아티아)와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4위·아르헨티나)가 한 번씩이다.


남은 두 번은 이미 은퇴한 마라트 사핀(러시아)과 가스톤 가우디오(아르헨티나)에게 돌아갔다.

'빅4'의 나이는 페더러가 37세, 나달 32세, 조코비치와 머리 31세고 메이저 우승 경력이 있는 바브링카 33세, 칠리치와 델 포트로 30세다.

이번 대회에서 앤더슨이 결승에서 조코비치를 이겨도 '새 얼굴'의 메이저 우승이 되기는 하지만 '세대교체'와는 무관하다.

'빅4'가 최근 돌아가며 부상과 부진 등 슬럼프를 겪었지만 '차세대 선수' 가운데 이를 이겨내고 정상급으로 올라온 경우는 아직 없는 셈이다.

오히려 지난해를 기점으로 페더러와 나달이 부활했고, 최근 부진했던 조코비치가 윔블던 결승에 오르며 재기에 성공했다.

또 부상으로 1년 가까이 쉬고 있는 머리도 복귀 시기를 저울질하는 등 다시 '빅4' 시대가 재개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사실 남자 테니스에서 '세대교체' 흐름은 올해 1월 호주오픈에서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1995년생 카일 에드먼드(17위·영국)와 1996년생 정현(22위·한국체대)이 4강까지 진출하며 돌풍을 일으킨 것이다.

또 프랑스오픈에서는 25살인 도미니크 팀(7위·오스트리아)이 준우승했다.

그러나 정현은 호주오픈 이후 부상 때문에 프랑스오픈, 윔블던에 모두 불참했고 에드먼드는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연달아 3회전에서 탈락했다.

팀은 윔블던 1회전에서 패하는 등 클레이코트에 강한 선수라는 이미지가 남았다.

올해 21살인 알렉산더 츠베레프(독일)는 세계 랭킹 3위에 올라 있기는 하지만 아직 메이저 대회에서는 올해 프랑스오픈 8강이 최고 성적이다.

과연 어떤 20대 선수가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며 '차세대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인지 8월 말 개막하는 US오픈의 관전 포인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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