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시장은 취임전 광주혁신위원회를 통해 5.18민주 정신을 기리고 광주내 상징적 건물을 만들기 위해 518m 높이의 '5·18 빛의 타워' 건립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5·18 빛의 타워'는 상층부에 광주가 올 초에 표방한 광(光)산업을 상징하는 조명시설을 설치하고 주변 약 10㎞까지 조망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건축 계획에서부터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우선 경제성이나 타당성이 고려돼지 않은 채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더해 518m나 되는 고층 건물을 짓는 게 현대 건축 추세와도 맞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동신대 조진상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13일 "랜드마크가 높은 건물이어야 한다는 것은 70~80년대식이다"며 "최근에는 예술이나 생태, 문화를 활용한 랜드마크가 시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익대 건축공학과 유현준 교수는 한국 사회는 좋은 건축에 대한 개념이 아직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유현준 교수는 "단순히 5.18을 기념하기 위해 518m 높이의 건축물을 짓는다는 건 그야말로 유치한 발상이다"라며 "한국 사회는 지나치게 위용을 과시하기 위한 건축물을 짓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건축물의 성질과는 별개로 건축의 본질은 사람간의 유대감을 형성시키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유 교수는 "좋은 건축이란 사람과 사람사이를 화목하게 할 수있는, 즉 소통의 장소가 되는 것"이라며 "본질적으로 사람이 와서 건축이 완성 되는 것이 좋은 건축의 첫 번째 조건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선유도 공원과 연남동 공원이 실제 좋은 건축의 예다. 선유도 공원의 경우 버려진 땅을 개조해 사람들이 즐겨찾는 명소가 됐고, 연남동 공원도 폐 철길을 공원으로 변모시켜 마포구민이 소통할 수 있는 명소가 됐다"고 호평했다.
연남동 철길 공원 또한 마찬가지다.
유 교수는 '5·18 빛의 타워'는 단순히 위용을 자랑하는 높은 건물일 뿐이지 사람간의 소통을 증대시키는 건물은 아니다"며 "건축 당국은 높고 커다란 건물 건립에 골몰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사람과 사람이 유대할 수 있는 건축을 만들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광주시 관계자는 "'5·18 빛의 타워'를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않을 것이며 시민사회에서 자연스럽게 논의된 후 추진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