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英 메이 총리…'소프트 브렉시트' 안팎서 공격

보수당내 반발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까지 메이 총리에게 직격탄

메이 총리.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의 세부방침을 정리한 백서를 12일(현지시간) 발간했다.

영국 정부는 100페이지가 넘는 브렉시트 백서에서 EU탈퇴 이후에도 EU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중시하는 ‘소프트 브렉시트’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백서에는 ‘상품 및 농산물’의 자유로운 교역을 유지하고 EU와 원활한 무역을 위해 농산품과 공산품의 규격과 기준의 경우 EU의 공동규칙을 채택하는 한편, EU 회원국 국민이 비자없이 자유롭게 영국을 여행하며 사업활동을 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금융서비스나 사법분야에서는 영국의 독자적인 정책을 강화해 EU(유럽연합)와의 긴밀성이 떨어지는 관계를 제안했다. 이는 영국의 강점인 금융 등 서비스 부문에서는 EU의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독자적인 길을 가겠다는 입장을 보여준 것이다.

이와 함께 EU외 각국과의 무역협정 협상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혔는데, 이는 영국 정부가 EU와의 긴밀성을 유지하되 비EU 국가와의 자유무역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영국 정부는 이 백서를 브렉시트 협상 원안으로 해, 협상시한인 오는 10월까지 협상을 할 계획이지만 이를 EU가 수용할지는 불투명하다.


또 하드 브렉시트를 요구하는 강경파는 많은 것을 양보하는 협상안이라고 비판하고 있어 영국 정부내 수용여부도 관건이다.

지난 6일 내각 회의에서 소프트 브렉시트 안이 합의되자 하드 브렉시트를 주장하는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 장관과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 등이 잇따라 사임하는 등 강경파들이 테레사 메이 총리와 각을 세운 상황이다.

더욱이 이날부터 영국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대통령까지 나서 메이 총리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대중지 '더 선'과의 인터뷰에서 메이 총리가 발표한 소프트 브렉시트 계획안과 관련해, EU와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한다면 미국과 수익성이 있는 무역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EU와 거리를 두지 않으면 미국과의 통상에서 불이익을 겪을 것이라고 영국 정부에 경고한 것이다.

이에 따라 사면초가에 몰리게 된 메이 총리가 이러한 난국을 어떻게 돌파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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