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포스팅 단독협상 사라진다' 한미 선수계약협정 개정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사진=노컷뉴스DB)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하는 KBO 리그 소속 선수는 앞으로 한 구단과의 단독 협상이 아닌 계약 의사를 밝힌 다수의 구단과 동시 협상이 가능해진다.

KBO는 기존 협정 만료 시기에 맞춰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협의해 한·미 선수계약협정을 새롭게 개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개정의 주요 내용은 포스팅 시스템에 관한 것이다. 포스팅 절차와 이적료 규모 등을 변경했다.

과거에는 미국 진출을 목표로 포스팅시스템에 참가한 선수의 경우 가장 높은 포스팅 금액을 제시한 메이저리그 구단과 단독으로 협상을 진행했다. 협상이 결렬되면 미국 진출은 무산됐다.

이번 개정을 통해 포스팅시스템을 거친 선수는 앞으로 자신과 계약 의사가 있는 모든 메이저리그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협상 기간은 30일로 종전과 같다.

류현진이 기존 포스팅시스템을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대표적인 예다.

류현진은 2013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경쟁 입찰을 받았고 가장 높은 응찰료(2573만7737달러33센트)를 제시한 LA 다저스와 독점 협상을 벌였다. 응찰료는 원소속팀 한화 구단에게 전달된 일종의 이적료다.


당시 LA 다저스 말고도 포스팅 금액을 제시하며 영입 의사를 드러낸 구단들이 여럿 있었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포스팅시스템을 거치는 선수는 자신에게 영입 의사를 밝힌 구단들과 자유롭게 협상을 펼칠 수 있다.

투타를 겸업하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올시즌을 앞두고 이와 같은 포스팅시스템을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바 있다. 오타니 쇼헤이는 자신에게 관심을 보인 여러 구단들을 상대로 '오디션'을 치른 끝에 LA 에인절스를 선택했다.

오타니의 예처럼 이적료와 관계없이 구단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얻는다는 점에서 이번 개정안은 선수에게 더 유리해졌다고 볼 수 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도 "선수의 선택권과 계약조건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개정됐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KBO 구단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지급받는 이적료도 세분화됐다.

상한선과 하한선 등 제한이 없었던 이적료는 포스팅된 선수와 메이저리그 구단의 계약 규모에 따라 일정 비율을 지급 받는 것으로 변경됐다.

선수의 전체 보장 계약 금액이 2,500만 달러 이하일 경우 메이저리그 구단은 선수의 전체 보장 계약 금액의 20%를 KBO 구단에 지급한다.

전체 보장 계약 금액이 2,500만 달러를 넘고 5,000만달러 이하일 경우에는 최초 2,500만달러에 대한 20%에 2,500만달러를 초과한 금액의 17.5%를 더한 금액을 KBO 구단에 지급한다.

전체 보장 계약 금액이 5,000만를 초과할 경우에는 최초 2,500만달러에 대한 20%에 2,500만 초과 5,000만달러 이하까지에 대한 17.5%, 그리고 5,000만 달러를 초과한 금액의 15%를 더해 KBO 구단에 지급하게 된다.

종합하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선수에게는 더 유리해졌고 구단에게 돌아가는 이적료 규모는 예전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포스팅 요청 기간은 단축됐다. 기존에는 11월1일부터 다음 해 3월1일까지였다. 개정안에 따르면 포스팅 요청 기간은 11월1일부터 12월5일까지로 줄어들었다.

이번 한·미 선수계약협정 개정안은 미·일 선수계약협정 개정안과 동일하며 2021년 10월 31일까지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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