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원장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사 CEO들과 첫 번째 간담회를 개최했다. 윤 원장 주재로 열리는 이번 간담회에는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을 비롯 31개 증권사 CEO가 참석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 가운데선 금감원 제재심에서 직무정지 3개월을 받은 삼성증권 대표만 참석하지 않았다.
윤 원장은 이날 모두 발언을 통해 증권업계의 내부통제 시스템 개선과 리스크 관리 강화, 모험자본 공급 역할 등을 주문했다. 특히 최근 잇따라 발생한 사건을 의식한 듯, 내부통제 시스템 개선을 자본시장의 첫 번째 과제로 주문했다.
윤 원장은 "최근 증권업계에서는 배당 오류로 인한 대규모 허위주식거래나 공매도 결제 불이행사태 등 내부통제 실패 사례가 연달아 발생했다"며 "증권업계 뿐만 아니라 금융산업 전반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4월 삼성증권은 112조원대 유령주식 배당사고를 냈다.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은 지난 5월 60억원어치 공매도 주문에 대한 결제를 불이행했다. 두 회사에 대한 금융당국 제재 절차가 진행 중이다.
윤 원장은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의 영향으로 시장 변동성이 증가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자본시장 3대 핵심위험요인과 4대 리스크를 중심으로 밀착 모니터링 체게를 구축해야 한다는 게획도 밝혔다.
모험자본 공급 등을 늘려야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그는 "우리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창업 초기에 자금을 조달받지 못해 죽음의 계곡 (Death Valley)을 넘지 못하고 3년 이내 도산하는 기업의 비율이 62%에 이른다"며 "자본시장의 본연의 역할을 다 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안타까운 통계"라고 지적했다.
이에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최근 내부통제 시스템, 리스크 관리 관련 일련의 사건에 대해 유감이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금융당국의 감독 이전에 업계 스스로 해나가야 할 이슈이며 선제적으로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답했다.
모두 발언을 끝내고 금감원은 약 15분 가량의 '자본시장을 향한 국민의 목소리' 인터뷰 동영상을 증권사 CEO들에게 공개했다. 일반투자자, 스타트업 관계자, 취업준비생. 연구원 박사. 증권사 직원 등 총 8명이 증권업계에 바라는 점을 말했다.
한 일반 투자자는 "판매사 편의가 아닌 고객의 이익을 우선시 하는 영업이 필요하다"며 "서류가 과도해 불편하다며 서류 작업을 간소화하고 회사가 프로모션하는 상품 권유하는 관행이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사 영업점의 한 직원은 "증권사 내부통제를 위한 업무체크 리스트 활동이 사후점검에 치중해 있다"며 "정기적인 전직원 업무 관련 체크 리스트 확인 작업 등이 사전적 예방 내부통제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 박사는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서는 경영진의 솔선수범 자세가 필요하다"며 "금융소비자가 공정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손실 발생이 가능한 금융투자상품에 대해서는 상품 특성이 감안된 제도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