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2천2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8년 3분기 경기전망지수(BSI)'가 87에 그치면서 전분기보다 무려 10포인트나 떨어졌다고 11일 밝혔다.
BSI가 100을 넘으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보다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는 지난해 4분기 85를 저점으로 올들어(1분기 86·2분기 97) 상승세가 이어졌으나 3분기 급격한 하락세로 돌아섰다.
화장품, 제약 등 이른바 '경박단소' 업종은 대체로 경기 전망은 낙관적으로 조사됐으나 자동차, 철강 등 '중후장대' 업종은 비관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이뤘다.
조선(67)은 2년 전 수주 절벽에 따른 실적 부진, 자동차부품(75)은 미국의 관세 인상 움직임, 정유·유화(82)는 '이란 쇼크' 등 유가 급등 조짐, 철강(84)은 미국 관세 인상 및 자동차 등 수요산업 부진 등으로 기준치를 밑돌았다.
반면 미국과 유럽연합(EU), 인도, 중화권 등에서 유행을 타고 있는 'K-뷰티'와 'K-의료' 덕분에 화장품(127)과 제약(110), 의료정밀기기(102) 등은 낙관론이 상대적으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대체로 수도권과 영남권의 체감경기 전망이 부정적인 반면 제주와 호남권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이었다.
기업들은 특히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 고용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대내외 여건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고용환경 변화를 꼽은 기업이 49.0%로 가장 많았으며, 환율변동(16.0%)과 금리인상 가능성(9.9%), 유가상승(8.8%), 경기불황(4.3%)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최근 주요 현안으로 떠오른 통상마찰(2.9%)과 남북관계 변화(1.6%) 등은 주요 변수로 지목되지 않았다.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대응방안과 관련해서는 응답 기업의 34.9%가 '별다른 대응책이 없다'고 답했으며, 집중근무시간 관리(24.3%)와 유연근무제 활성화(22.4%)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설비투자 확대와 신규채용 확대 계획을 대책으로 내놓은 기업은 전체의 7.8%와 6.0%에 그쳤다.
이종명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규제혁파를 통한 성장동력 확충, 기업가 정신과 창업 활성화, 저출산 고령화 대책 등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는 중장기적 노력이 절실한 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