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배구협회는 지난 3일 박은진, 정호영(이상 선명여고)과 이주아(원곡고)까지 3명의 여고생 선수가 포함된 14명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출전 명단을 공개했다.
4년 전 인천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던 한국 여자배구는 아시안게임 2연패를 노린다. 주장 김연경(엑자시바시)가 나설 사실상의 마지막 아시안게임이라는 점에서 금메달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여고생 3명이 포함되며 중국, 일본 등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만큼의 전력 구성이라는 평가에 의문이 따랐다.
더욱이 지난 8일 소집된 여자 배구대표팀의 고교생 선수들은 프로 선수 선배보다 적어도 두 배는 바쁜 일정을 소화한다. 학업을 놓을 수 없는 만큼 오전에는 선수촌 인근의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대표팀 훈련을 함께 한다. 오롯이 대회 준비에만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다.
하지만 10일 진천선수촌에서 살펴본 이들의 훈련은 고된 가운데서도 밝은 표정을 잃지 않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차해원 감독 등 코칭스태프도 여고생 3인방이 한 번이라도 더 많이 공을 만질 수 있도록 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여고생 국가대표 3인방 가운데 17세로 막내인 정호영은 “살면서 가장 바쁘게 지내는 것 같다”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다. 예전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언니들만 따라다녔는데 지금은 내 몫도 해야 해서 너무 힘들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도 그럴 것이 청소년대표팀의 훈련과 국가대표팀의 훈련은 강도부터 차이가 컸다. 그리고 선배들이 하는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여고생 3인방에게는 배움의 연속이었다.
정호영은 “청소년대표팀보다 3배는 빠른 것 같다”면서 “나는 키와 점프가 장점이지만 이 두 가지를 빼면 모두가 단점이다. 그래서 모든 언니가 내 롤모델”이라고 분명한 성장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다음 달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나면 정호영을 비롯한 여고생 3인방은 얼마나 성장했을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곧장 2018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만큼 이들의 성장세는 코트 위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