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프랑스 출신 대표적 현대미술작가인 니키 드 생팔(1930~2002)의 이야기이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니키 드 생팔 전-마즈다 컬렉션>이 개최되면서 치열하고 아름다웠던 니키의 생애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사회의 선입견에 규격화된 여성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여성 정체성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니키는 1961년에 '사격회화'(슈팅 페인팅 shooting painting)로 미술계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자신을 짓누른 남성 중심의 사회, 폭력, 가톨릭 문화의 억압 등을 상징한 오브제를 향해 실제로 총을 겨누며 물감을 터트리는 방식으로 파격적 작품들을 선보였다.
총으로 모든 것을 파괴했던 니키는 점차 진실된 여성성에 대해 고민하고 표현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탄생된 캐릭터가 바로 '나나'이다.
니키의 작품은 화려하고 생동감 넘치는 색감이 특징이다. 후반부 조각작품에서는 가우디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모자이크를 사용했다. 전세계를 무대로 독창적인 작품 활동을 이어가던 니키는 생애 마지막까지 가우디의 '구엘공원'을 모티브로 한 이탈리아 가라비치오에 '타로공원'을 만들기도 했다.
이번에 열리는 전시는 80년대 니키의 작품을 우연히 접한 뒤 사랑에 빠져 평생 그녀의 작품을 모으고 니키미술관까지 설립했던 일본인 요코 마즈다 시즈의 주요 컬렉션이라는 점에서 퀄리티가 높다. 니키가 사격회화를 하는 영상과 타로공원의 전경을 담은 영상도 함께 상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