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는 9일 오후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제 17차 이사회를 열었다. 이날 주요 논의 대상은 종목단체들의 관리단체 지정 및 해제였다. 지난 2016년 3월 관리단체로 지정된 대한수영연맹에 대한 해제와 전임 회장의 보조금 횡령, 이에 따른 재정 악화, 기본 재산 부당 집행이 지적된 대한택견협회의 관리단체 지정이 의결됐다.
이런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모은 빙상연맹의 관리단체 지정 여부에 대한 결정은 유보됐다. 체육회는 "빙상연맹 각 대표의 분야별 의견을 수렴하여 보다 나은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면서 "협의체에서 논의한 해결 방안을 포함한 관리단체 지정 건은 차기 이사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이후 연맹의 관리단체 지정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약 40일 앞으로 다가온 아시안게임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만큼 차기 체육회 이사회는 대회가 끝난 뒤에 열릴 예정이다.
이에 대해 김인수 체육회 체육진흥본부장은 "이사회는 빙상연맹 관리단체 지정 사유가 미흡하다는 점에 뜻을 모았다"면서 "빙상연맹 개선위원회를 만들어 빙상 관계자들의 얘기를 좀 더 들어보겠다"고 설명했다. 문체부의 권고안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린 셈이다.
문체부는 지난 3월 26일부터 4월 30일까지 전명규 전 부회장의 전횡 의혹 등과 관련해 연맹에 대해 특정감사를 진행했다. 이후 5월23일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연맹이 폐지된 상임이사회 제도를 운영하며 전 부회장이 영향력을 행사했고, 국가대표와 지도자 선발, 경기복 선정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운영 사례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견 체육회가 문체부의 거센 드라이브에 제동을 건 모양새다. 향후 개선위원회에서 연맹의 관리단체 지정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김종수 체육회 종목육성부장은 "개선위원회는 체육회 인사 2명과 빙상 선수, 심판, 연맹 대의원, 학부모 등 12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문체부의 권고안에 제동을 걸었다기보다는 보다 세밀하게 검토해나가는 과정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절차와 규정상 관리단체로 지정하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있어 보다 민주적으로 검토를 하자는 의도"라면서 "또 연맹에 체육회가 모르는 또 다른 쇄신안이 있다면 한번 들어보고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다는 의견이었다"고 덧붙였다.
체육회의 관리단체 지정 여부와 관계 없이 연맹 회장사인 삼성은 후원을 중단하기로 했다. 1997년 이후 21년 동안 연맹 회장사로 약 220억 원을 후원한 삼성은 김상항 회장이 지난 3일 사퇴하면서 연맹에서도 손을 떼기로 했다.
다만 올해 책정된 17억 원은 예정대로 후원하기로 했다. 일단 연맹은 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상황이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서는 오는 8월 18일 개막하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선수단 파견 계획이 논의됐다. 선수단장으로 선임된 김성조 한국체육대학교 총장이 대회를 앞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이밖에 김교흥 전 20대 국회 사무총장과 김영채 전 한국여성스포츠회장이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이방현 국군체육부대장도 새로운 이사로 보선됐다. 이와 함께 원활한 사무처 운영을 위한 직제 규정, 감사 규정 개정과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근로기준법을 준용하기 위한 복무규정을 개정하는 등의 안건이 심의, 의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