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은 2020년까지 추진하는 '국립박물관 미정리 유물 및 자료조사' 중 하나로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조사하고 수집한 석조문화재 21점을 재조사해 고려 승탑 4기의 상륜부 소재를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상륜부를 찾은 승탑은 일제강점기를 전후해 제자리를 떠나 서울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국보 제102호 충주 정토사지 홍법국사탑, 국보 제104호 전(傳) 원주 흥법사지 염거화상탑, 보물 제190호 원주 거돈사지 원공국사탑, 보물 제365호 원주 흥법사지 진공대사탑이다.
박물관은 조선총독부박물관 문서·유리건판 사진·소장품 입수대장 조사와 승탑 3D 스캔 실측, 암질 분석을 통해 승탑 상륜부를 찾았다.
승탑 상륜부가 분리된 이유는 제각각이다. 박물관은 보고서에서 충주 정토사지 홍법국사탑 상륜부에 대해 "1961년과 1967년 사이에 내려놓은 것으로 생각된다"며 "반파(半破)된 상륜부가 옥개석 위에 얹힌 상태가 불안해서인지 아니면 자연적으로 떨어진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거돈사지 원공국사탑에 대해서는 "일제강점기 유리건판 사진에서는 상륜부를 확인할 수 있다"며 "조사를 통해 찾은 상륜부는 1961년에 발간된 '국보도록' 제5집에서도 보이지 않아 그 이전에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승탑 상륜부 복원 절차는 오는 12일 열리는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 마무리할 방침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상륜부와 함께 소재를 파악한 국보 제103호 광양 중흥산성 쌍사자 석등의 석사자 4구는 석등 소장처인 국립광주박물관으로 보내 함께 전시하기로 했다.
중흥산성 쌍사자 석등은 보물로 지정된 중흥산성 삼층석탑과 함께 광양 옥룡면 운평리 절터에서 발견됐다. 1930년 옥룡면 보통학교 후원회가 부산 골동품상에 매각한 뒤 1932년 경복궁으로 이전됐다.
보고서는 "석사자는 쌍사자 석등과 함께 경복궁으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석사자 4구 중 1구는 몸통 일부가 결실돼 원형을 확인하기 어렵지만, 나머지 3구는 대체로 원형을 추정할 수 있다"고 전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계기로 국립중앙박물관 석조문화재 연구가 활성화되고, 흩어진 문화재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