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휴식기에 인천의 지휘봉을 잡은 북한 축구대표팀 사령탑 출신의 에른 안데르센 감독은 데뷔전에서 대어를 낚을 뻔했지만 무승부에 그쳐 '안데르센 동화'의 완성을 다음 경기로 미루게 됐다.
인천은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정규리그 15라운드 원정에서 전북을 상대로 문선민이 2골을 꽂는 원맨쇼를 펼쳤지만 3-3으로 비겼다.
2라운드에서 전북을 3-2로 꺾고 시즌 첫 승리를 따낸 인천은 두 번째 만남에서 또다시 승리를 낚는 듯 했지만 후반 추가시간 김신욱에게 뼈아픈 동점골을 내주면서 무승행진을 13경기(6무7패)로 늘렸다.
전북은 부상 선수의 속출로 스트라이커 김신욱을 중앙 수비수로 가동하는 '변칙 작전'을 가동했지만 스피드가 느린 김신욱이 문선민의 뒷공간 침투를 허용하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해 어려운 경기를 자초했다.
인천은 전반 초반부터 문선민을 활용한 빠른 역습을 시도했고, 전반 6분 만에 결실을 봤다.
인천은 전반 6분 후방에서 이윤표가 길게 내준 패스를 전북의 수비수 김신욱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뒤로 흘렸고, 재빠르게 쇄도한 문선민이 볼을 잡아 몸싸움을 이겨내며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꽂았다.
기세가 오른 인천은 전반 9분 무고사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전북 수비수 2명을 개인기로 따돌리고 추가골을 꽂으며 순식간에 점수를 벌렸다.
인천은 전반 13분 전북의 아드리아노에게 페널티킥으로 추격골을 내줬다. 하지만 전반 30분 전북의 '임시 수비수' 김신욱의 뒷공간을 노린 아길라르의 정확한 찔러주기 땅볼 패스를 문선민이 잡아 골지역 왼쪽에서 골을 추가했다.
전북은 전반 41분 손준호의 중거리포가 인천 골키퍼 정산의 선방에 막혔지만 흘러나온 볼을 로페가 또다시 중거리포로 추격골을 꽂아 1골차로 다가섰다.
전반을 3-2로 마친 인천은 후반 11분 만에 최대 위기에 빠졌다. 스로인을 시도하던 김동민이 시간을 지체하자 주심이 옐로카드를 꺼냈고, 이미 전반에 옐로카드를 받았던 김동민은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총공세에 나선 전북은 후반 9분 로페즈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때리고 나왔고, 후반 19분 최철순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맞은 1대1 찬스는 인천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인천은 1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전북의 파상 공세를 온몸으로 막아내며 승리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인천의 바람은 후반 추가시간 무너졌다.
전북은 마지막 공격 기회에서 로페즈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내준 크로스를 김신욱이 골대 정면에서 극장골을 꽂고 3-3 무승부를 만들었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는 제주 유나이티드가 멀티골을 뽑아낸 권한진의 활약을 앞세워 수원 삼성(승점 25)을 3-2로 물리치고 승점 27을 따내 수원을 3위로 끌어내리고 2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전반 22분 권한진의 헤딩 선제골로 앞서간 제주는 후반 12분 수원의 이기제에게 동점골을 내줬지만 2분 만에 마그노가 추가골을 넣으면서 시소게임을 펼쳤다.
제주는 후반 29분 양상민에게 재동점골을 허용하며 무승부의 기운이 짙어졌지만 후반 42분 '선제골 주인공' 권한진이 결승골을 뽑아내면서 3-2 승리를 마무리했다.
김해운동장에서는 경남FC가 조재철과 네게바의 연속골로 포항 스틸러스를 2-0으로 물리쳤다.
경남은 수원과 나란히 승점 25에 다득점(22골), 득실(+5), 다승(7승)이 같았지만, 상대전적에서 1패로 뒤져 4위로 제자리걸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