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직원 400여명(주최 측 추산·경찰 추산 250명)은 6일 오후 6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첫 번째 집회를 열고 박 회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검은 옷을 입고 선글라스와 모자를 착용하고 있었다. 앞서 대한항공 집회 때 쓰였었던 '가이 포크스' 가면도 등장했다.
참가자들은 기내식 대란 이후 회사 측에서 아직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집회 내내 "말로만 정상화냐", "직원들이 욕받이냐", "더 이상은 못 참겠다"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1600억 돌려주고 기내식대란 즉각 해결'이라고 적힌 손팻말도 눈에 띄었다.
특히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나왔던 박 회장의 공식 사과를 비판하는 참가자도 상당했다.
지상여객서비스 부지부장 김지원씨는 박 회장이 자신의 딸을 회사 상무로 앉히는 게 무슨 문제가 되냐고 설명한 데 대해 "뉘우침이 없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 객실승무원 노조위원장 이기준씨는 "더 이상 참지 않겠다, 굴종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모아서 이번 집회 만들었다"며 "책임자가 물러날 때까지 계속하겠다"고 했다.
현직 직원 이모(48)씨는 "지금까지는 특정 재벌의 아시아나항공이었다면 이제는 1만 가족들의 회사, 국민들이 사랑하는 대표항공사로 다시 태어났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나왔다"고 했다.
이들보다 먼저 가면집회를 열어왔던 대한항공 직원들도 함께 나와 '갑질 근절'이라는 손팻말을 들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한 대한항공 승무원은 "입국할 때 아시아나 직원 서 있을 때마다 끈끈한 동지의식을 느낀다"며 "박삼구도, 조양호도 물러가라"고 성토했다.
이날 집회는 '기내식 대란'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포장업체 대표를 추모하기 위한 헌화와 함께 끝이 났다.
2차 집회는 오는 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