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코르셋' 언급했지만… 미스코리아, 왜 환영받지 못하나

'인텔리전스' 심사부문 신설해 '탈 코르셋' 질문
몸매 그대로 드러나는 수영복 심사는 여전
'탈 코르셋 운동하는 미스코리아' 기사에는 부정적인 여론

지난 4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2018 미스코리아에서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미 아메리카요가 박채원, 미 촉촉 이윤지, 선 송수현, 진 김수민, 선 서예진, 미 FRJ Jeans 김계령, 미 레삐 임경민. (사진=한국일보 제공)
'여성 성 상품화' 논란이 일고 있는 미스코리아 대회에서 탈 코르셋이 언급됐다.

지난 4일 한국일보와 한국일보E&B가 주최·주관한 미스코리아 대회 참가자들은 탈 코르셋 관련 질문을 받았다.

대회운영위원회는 올해 심사부문에서 지성·순발력·화술 등을 평가하는 인텔리전스 부문을 신설해 몇몇 참가자에게 '꾸밈 노동을 거부하는 탈 코르셋'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이 질문에 대해 이소헌(미스 경남·21)씨는 "스스로를 사랑하자는 측면에서 탈 코르셋 운동을 하는 사람들과 나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탈 코르셋은 고정관념의 틀에서 벗어나 자신을 사랑하자는 것이고, 나는 나를 꾸미고 변화하면서 만족감을 느끼고자 한다"며 탈 코르셋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김서청(중국 진·26)씨는 "꾸미는 것도 개인의 자유, 꾸미지 않는 것도 개인의 자유"라고 답했다.

이런 심사항목이 신설됐음에도 미스코리아 대회가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이벤트라는 여론은 여전하다.


한국일보는 지난달 20일 '탈 코르셋 운동하는 미스코리아도 있답니다'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탈 코르셋 운동에 참여한 미스코리아 입상자 3인을 소개했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독자들은 "미스코리아 대회에 나가고서 탈 코르셋을 외치는 건 이중적인 태도다", "그런 분들이 수영복 몸매 심사에 열 올리는 대회에 왜 나간 거냐"는 등의 비판적인 여론을 제기했다.

현재 이 기사의 제목은 "미스코리아로 1년 아름다움을 생각하게 됐어요"로 수정됐다.

이런 현상에 대해 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는 "미스코리아 선발 대회에서 참가자에게 탈 코르셋 관련 질문을 해 여성이 페미니즘 관련된 언사를 하도록 유도했다. 이는 본질을 흐리게 만든다. 과연 미스코리아 대회에 참가한 사람이 '이 대회가 여성을 성 상품화 한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여성의 몸매를 그대로 드러내 수치화시켜 평가한다는 이유로 오랜 기간 논란이 된 수영복 심사도 이번 대회에서 그대로 진행됐다.

반면, 9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여성대회인 '미스아메리카' 조직위원회는 지난달 "더 이상 참가자들을 외모로 평가하지 않겠다. 여성의 외모와 신체를 비교하는 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수영복 심사와 드레스 행진을 폐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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