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합건설업체와 전문건설업체 이견 보여"
"특별한 매뉴얼이 없어요" 주 52시간 근무가 지금 건설현장에서 지켜지고 있냐는 물음에 건설노조 간부의 부정적인 답변이 즉각 돌아왔다.
송주현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정책실장은 6일 건설현장에서의 주 52시간 시행 문제는 전체 공정과정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맥을 제대로 짚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원도급자가 있고 하도급자가 여럿 있는 건설현장의 특성상 공정전체를 놓고 해법을 마련하지 않으면 혼란이 커질 수 있다고 노동계는 보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원도급자인 300인 이상의 종합건설업체는 주 52시간제 적용을 받지만 하도급자인 300인 이하 전문건설업체에 고용된 노동자들은 적용을 받지 않는 것이 문제다.
현장에 파견된 종합건설업체의 직원이 퇴근을 한 뒤에도 전문건설업체에 속해 있는 노동자들은 계속 근무를 할 수 밖에 없어 안전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주 52시간을 넘겨 일하다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관리 총괄을 맡고 있는 원청업체의 책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송주현 정책실장은 "주 52시간제 시행은 건설현장이 돌아가는 구조상 공정전반을 봐야 전체를 관할 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노동계에서는 건설현장은 근로기준법 부칙 개정을 통해 직원 수가 아니라 '현장별 공사금액 대비 52시간'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송 실장은 "300인 이상은 보통 400억~500억원 사이의 공사금액으로 환산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현장 혼란을 감안할 때 공사금액 대비로 가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공사금액 대비로 결정하는 것은 종합건설업체와 전문건설업체의 이견으로 수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송주현 정책실장은 "건설현장에서 사고가 날 경우 책임을 져야 하는 원도급자인 종합건설업체는 공사금액으로 하는 것을 선호했다"고 전했다.
전문건설업체 중 300인 이상은 많지 않지만 400억~500억원으로 입찰 받는 업체는 상당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송 실장은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공사금액 대비로 한다는 부분이 빠지면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아울러 향후 입찰과정에서 주 52시간제를 적용받는 업체가 낙찰을 받느냐 아니면 적용받지 않는 업체가 낙찰을 받느냐에 따라 혼란이 있을 수 있다.
공공기관 입찰에서 주 52시간제로 전체예산을 책정해 놓은 상황에서 주 68시간을 하는 업체가 낙찰 받는 경우를 가정해 보면 알 수 있다.
송주현 정책실장은 "68시간을 하면서 적은 공사금액을 받으면 밑에 있는 노동자한테 임금을 덜 줄 것이고 일을 빨리 끝내느라 야간근로를 할 수 있고 안전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해외에 나간 건설업체들이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에 대해서도 노동계는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송 실장은 "경쟁력은 장시간 노동이 아니라 기술력"이라며 "업체들이 해외에서 장시간 노동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오명을 전혀 개선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업체들이 경쟁력이 어려우면 완전한 유예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일정부분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을 갖고 와서 얘기를 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다"고도 했다.
송 실장은 건설현장 탄력근로제와 관련해서는 "장마시작 전이나 명절 전에 잠깐 시행하는 것은 가능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공정관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