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6일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별위원회(이하 특위)가 논의한 내부거래 규제 강화 방안과 공익법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공개했다.
특위는 우선 대기업집단간 내부거래가 총수일가의 사익편취와 부당이익의 도구가 되고 있다는데 우려를 같이 하고 내부거래 규제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내부거래 규제 대상 기업으로 지정되면 대규모 내부거래 이사회 의결 및 공시 등의 규제를 받게 된다.
기존 내부거래 규제 대상은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상장사의 경우 30%, 비상장사의 경우 20% 이상인 기업이었지만 특위는 이를 상장.비상장에 관계없이 20% 이상으로 일원화 해야한다는 결론을 내놨다.
실제 공정위 조사결과에 따르면 일부 대기업 총수일가의 경우 규제를 피하기 위해 상장사 지분율을 20~30% 이내로 조정하거나 아예 29.9%로 맞추는 등 꼼수를 동원해왔다.
이렇게 총수일가 지분율을 20~30% 이내로 맞춘 상장기업의 경우 같은 지분율이지만 규제대상이 되는 비상장기업과 비교했을때 내부거래가 8.5배나 많았다.
이에 따라 규제 대상이 되는 상장사의 총수일가 지분율을 현행 30% 이상에서 20% 이상으로 조정할 경우 규제 대상 기업이 늘어나 내부거래가 어느정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특위는 이와함께 총수일가의 지배력 확대나 경영권 승계의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공익법인의 경우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주식의 의결권을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은 165개에 이르며 이들 공익법인 보유자산의 21%가 소속된 대기업집단 계열사 등의 주식이었다.
그 결과 총수일가가 공익법인을 세운뒤 세제 혜택을 받아 계열사 주식을 취득하고 이를 통해 다시 계열사에 대한 총수일가의 지배력을 확대하는 식으로 공익법인 제도가 악용돼 왔다.
이에 따라 일부 예외사항을 제외하고는 공익법인이 소유한 계열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원칙적으로 금지함으로써 공익법인을 통한 총수일가의 지배력 확대를 금지해야 한다는게 특위가 내놓은 안이다.
특위는 이와 함께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 역시 변경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선 현행 자산총액 규모 10조원 이상인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일정 금액이 아닌 GDP(국내총생산)의 일정비율로 변경하는 안을 내놨다.
지난 1987년에 처음 자산총액을 기준으로 대기업집단을 지정해 왔지만 이 경우 기준 금액이 수시로 바뀌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언제 대기업집단에 지정될지 예측하기 쉽지 않았다.
이에 따라 각종 경제지표 가운데 가장 공신력 있는 지표인데다 대체로 완만하게 변화하는 GDP의 일정비율을 기준으로 대기업집단을 지정할 경우 기업들의 예측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특위는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GDP 0.5%(현재 약 8.2조원)에 연동하기로 하고 기업들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GDP 0.5%가 현행 기준인 10조원에 도달하는 시점에 지정 기준을 변경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특위는 또 기대와 달리 총수일가의 지배력만 높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지주회사 제도와 관련해서는 자·손자회사 의무지분율 상향과 공동손자회사 금지 등에 의견을 같이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특위는 이밖에도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강화와 해외계열사 공시 강화 등의 의견을 내놨다.
공정위는 "7월 중에 특위 전체회의를 열어 개편안을 마무리 짓고, 이를 토대로 공정위 입장을 마련해 정부입법안을 하반기 정기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