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3시부터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진행된 남북 여자 대표팀 간 친선경기를 관람하러 온 북측 인사들의 명단은 전날과 동일했다.
북측에서 최휘 노동당 부위원장(국가체육지도위원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김일국 체육상, 전광호 내각부총리 등이 참석했다.
남측에서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안문현 총리실 국장, 방열 농구협회장 등이 자리했다.
앞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남측 숙소인 고려호텔을 찾아 "국무위원장께서 지방 현지 지도길에 계신다"며 "잘못하면 경기도 보시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명균 장관께 이해를 구하고 오래간만에 평양에 오셨는데 얘기도 간단하게 나누는 것이 어떻겠냐는 조언이 있었다"고 방문 이유를 설명했다.
김 부위원장은 "국무위원장께서 어제 경기를 텔레비전을 통해 보셨다"며 "남측에서 온 분들이 우리 국무위원장께서 '혹여나 오시지 않겠나'하는 기대 속에 있다는 말씀을 전해 듣고, 저보고 나가 만나보는 게 좋지 않겠냐 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자신이 우리 대표단을 맞이하러 왔음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양 측은 10여분간 모두 발언을 마친 뒤, 40여분에 걸친 비공개 회동을 진행했다.
여기서 양측은 4·27 판문점 선언의 후속 조치로 남북이 진행 중인 이산가족 상봉·군사 회담, 철도·도로·산림 분과회의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또 구체적 성과를 내기 위한 고위급회담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이뤘다.
조 장관은 비공개 회담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서로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하나씩 현안을 풀어나가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6~7일로 예정된 미국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과 관련해서도 "김영철 부위원장이 본인이 미국 측과 잘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김 부위원장이 직접 협상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조 장관은 성사 기대를 모았던 남북미 3자 회동에 대해서는 "남북미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외에도 김영철 부위원장은 오는 7월 대전에서 열리는 코리아오픈탁구대회와 8월 경남 창원에서 열리는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도 북한 선수단을 파견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다만, 지난 4·27 정상회담 때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제안해 성사된 통일농구대회 경기장에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아쉬움을 샀다.
조 장관은 "김영철 부위원장과 만나서 전반적 상황에 대한 말씀을 들었고, 북측 나름대로는 농구경기대회와 남측 대표단에게 성의를 보여주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