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화자 할머니는 한밭대 관계자들에게 "이 학교 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여성에게 큰 도움을 받았다"며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 할머니는 장대비가 내리던 지난 1일 저녁 시내버스를 타고 귀가하다 내리려던 곳을 두 정거장이나 지나쳐 한밭대 정문에서 하차하게 됐다.
할머니는 "비는 오고 어두워서 낯선 데다가 가지고 있던 우산이 고장 나면서 더 당황했다"며 "이때 옆에 있던 젊은 여성이 비를 맞으면 감기에 걸린다면서 택시에 태워주고 택시비까지 내주면서 집에 무사히 찾아가도록 도와줬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고마운 여성의 이름은 모르고 한밭대 인근에 산다고 했는데 아무래도 한밭대 학생인 것 같다"며 "꼭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이후, 제보를 통해 선행 속 인물을 찾을 수 있었다.
주인공은 한밭대 정여진 학생(화학생명공학과 3학년).
학생을 찾았다는 소식에 임 할머니는 4일 직접 기른 토마토와 고구마를 챙겨서 한밭대를 다시 방문해 정여진 학생과 만남을 가졌다.
할머니는 정여진 학생의 두 손을 꼭 쥐며 고마움을 전하고 준비해 온 토마토와 고구마를 함께 들면서 정담을 나눴다.
정씨는 "시내버스에서 내리면서 할머니가 불안해하시는 모습을 봤다"며 "빗속에서 우산이 안 펴져 당황해하는 할머니를 보면서 도와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반대편 버스를 타도록 도와드리려다 비도 많이 오고 우산도 고장나서 택시를 타도록 도와드렸다"며 "누구라도 도와 드렸을 텐데 감사하면서도 부끄럽다"고 겸손하게 소감을 밝혔다.
한밭대 남윤의 학생처장은 "우리 대학은 인재상의 하나로 '도덕적 사회인'이 될 것을 늘 강조해 왔다. 이번 임 할머니와 정여진 학생의 미담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