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통일농구 못볼듯…현지지도 때문 (종합)

北 김영철 부위원장 우리측 숙소 '깜짝 방문'해 전달
김영철 "남측 탁구·사격대회 출전 생각 중" 체육분야 추가 교류 암시

4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개최된 남북통일농구경기 남자 혼합경기에서 ‘평화’팀 라틀리프가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열리고 있는 통일농구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5일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은 우리측 통일농구단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지 지도중이셔서 오늘 경기를 못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우리측 방북단이 머물고 있는 고려호텔을 찾아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 대표단 5명과 환담을 하는 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국무위원장께서 어제 경기를 텔레비전을 통해 보시고 남측에서 온 분들이 우리 국무위원장께서 '혹여나 오시지 않겠나'하는 기대 속에 있다는 말씀을 전해들었다"며 "저보고 나가 만나보는 게 좋지 않겠냐 해서 나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금 국무위원장께서 지방 현지지도길에 계신다. 그래서 잘못하면 경기도 보시지 못할 것 같다"며 "조명균 장관께 이해를 구하고 오래간만에 평양에 오셨는데 얘기도 간단하게 나누는 것이 어떻겠냐는 조언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 "이번 경기와 관련된 전반적 흐름은 김정은 위원장이 하나하나 잡아주었다"며 그 예시로 "남측의 방송과 음악을 가져오게 하라고 가르침을 주셨다"고 말했다. 우리측 방북단의 KBL 장내아나운서 박종민 씨가 포함된 것이 김정은 위원장의 아이디어였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조명균 장관은 "특히 경기 중간의 방송을 아나운서가 하는 것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 분위기를 돋구는 데 큰 역할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판문점 선언 이행 차원에서 통일농구경기 열린 데 대해 우리 대통령도 상당히 관심을 보였고, 김정은 위원장이나 관계자를 뵙게되면 남측의 의지를 잘 전달해 달라는 말씀이 있었다"며 "세심한 배려에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체육분야의 추가적인 교류를 암시하는 발언도 했다. 김 부위원장은 "앞으로 이남에서 진행될 공개탁구경기에 우리가 나가게 될 것이고, 창원의 사격경기대회도 나가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조 장관은 "남북간에 선수들이 교류하면서 양 측이 다 힘을 받고 배우고 하는 것이 상당히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남북 통일농구에 참가하는 우리 대표단 101명은 3일 평양에 도착해 6일까지 3박 4일간의 방북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4일에는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한 선수 6명씩 평화와 번영, 두 팀으로 나눠 남북 통일농구 혼합 경기를 진행했고, 5일 오후에는 남북 대표팀끼리 자웅을 겨룰 예정이다. 오는 가을에는 서울에서 통일농구경기를 진행하게 된다.

경기가 끝나면 북측이 제공하는 환송 만찬이 진행되는데 통일부 당국자는 김정은 위원장이 만찬에 참석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기대하고 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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