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농구 대표 선수들은 4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 통일농구 혼합 경기를 펼쳤다. 남북한 선수 6명씩 평화와 번영, 두 팀으로 나뉘어 우정의 대결을 펼쳤다.
코칭스태프도 남북한 대표팀 감독과 코치가 나뉘어 구성됐다. 먼저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번영팀이 평화팀에 103 대 102, 1점 차 승리를 거뒀다. 막판까지 역전에 재역전이 반복된 경기였다.
이어 열린 남자부 경기는 더욱 짜릿했다. 평화팀(허재 감독·안용빈 코치)과 번영팀(리덕철 감독·김상식 코치)이 사이좋게 102 대 102로 비겼다.
경기 종료와 함께 승부가 결정된 명승부였다. 3쿼터까지 80 대 74로 앞선 번영팀은 4쿼터에도 남측 강상재(25·전자랜드)의 3연속 3점슛으로 94 대 85까지 달아났다. 그러나 평화팀도 거세게 반격하며 승부가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평화팀은 귀화 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29·모비스)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라틀리프는 한국식 이름인 '라건아'로 개명하는 절차가 끝나지 않아 아직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지역예선 등 국제대회에는 미국명으로 출전하고 있다. 이날도 라틀리프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나왔다.
라틀리프는 91 대 94로 뒤진 가운데 호쾌한 '꽂아넣기'(덩크)를 꽂는 등 막판 6점을 집중시켰다. 평화팀은 99 대 99로 맞선 종료 33초 전 북측 원윤식(29)의 3점포가 터지며 대역전승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종료 0.9초 전 극적인 장면이 나왔다. 번영팀의 북측 최성호(28)가 버저비터 3점포를 꽂아넣은 것. 결국 경기는 사이좋은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짜릿한 승부에 1만2000 명 만원 관중은 물론, 양팀 코치진과 선수들도 모두 환호성과 함께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남북 통일농구라는 대회 이름답게 하나가 된 경기였다.
우정의 혼합경기를 펼친 남북 선수들은 자존심 대결도 펼친다. 5일 오후 3시부터는 혼합경기가 아닌 남북 대표팀끼리 자웅을 겨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