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룰에 평화 깨진 평화당…'1인1표제'→'2표제' 수정

정동영 "1인1표가 당원 표심 정확 반영" 주장에도 최고위 반대 못 넘어
천정배 "출마의지 생긴다"며 불만 감추지 않는 등 내홍 확인

정동영 의원.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민주평화당을 내홍으로 내몰았던 8월 전당대회에서의 지도부 선출 방식이 최종적으로 '1인 2표제'로 결정됐다.

전대 룰이 정동영 의원이 주장해온 '1인 1표제'에서 2표제로 바뀌면서 당 대표 경선의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4일 오후 최경환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헌과 창당 정신에 맞체 합의제 정당으로써 집단 지도부 체제를 선택하고 있어 이에는 1인 2표제가 맞다는 주장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9시에 시작한 최고위 회의는 전대 룰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면서 예상보다 훨씬 늦어진 오후 5시에서야 끝났다.

대개 당내 선거 룰은 출마자 진영 간 어느 정도 조율된 상태에서 정해지기 때문에 최고위는 전준위가 관련 내용을 결정해 보고하면 형식적으로 인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전준위 내에서 조차 합의점이 도출되지 않아 표결 끝에 결정된 1인 1표제는 최고위에서도 거센 논쟁을 유발했다.

1인 1표제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동영 의원이 주장하는 방식으로 1인 2표제에서 발생할 수 있는 후보들 진영 간 표 거래를 예방하고 당원 표심을 정확하게 반영하자는 취지에서 제시됐다.


반면 정 의원의 경쟁자들인 유성엽, 최경환 의원은 1인 1표제를 실시할 경우 당 대표 개인에게 지나치게 권력이 쏠릴 수 있다며 1인 2표제를 주장하며 맞섰다.

천정배 의원.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당내 간판 중 한 명인 천정배 의원은 "당이 어려운 시기를 겪었으면 반성하고 이를 정리해 우리 당이 왜 존재해야 하는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는데 전혀 정리가 되지 않고 있다"며 "현재의 당 상황을 보면 당 대표 도전 의지마저 생긴다"고 말했다.

1인 1표제 찬반 논쟁은 지도체제 개편 논의로도 번졌다. 일부 의원들이 1인 1표제를 고집하겠다면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서 선출하자는 중재안을 했는데 이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 편에서 소속 의원 수가 많지 않고 당세도 크게 불리지 못한 상황에서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서 선출하는 것이 맞느냐며 맞서면서 최종적으로 채택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평화당 관계자는 "당원이 부족해 대의원이나 지역위원장을 선출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전당대회 룰을 가지고 싸우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당권을 얻기보다 당을 살리고 전당대회를 흥행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선 룰이 1인 2표제로 확정되면서 당내에서는 1인 1표를 주장했던 정 의원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도부 여론과 동떨어진 전대 룰을 관철시키려다 실패하면서 표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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