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기내식 대란 '쉬쉬'…이익에 눈먼 아시아나 ‘승객은 뒷전’

혼선 빚어질까 안 알렸다지만.. 알고보니 이익이 걸린 문제
아시아나직원 "환불 취소 발생하면 매출에 엄청난 타격"
객실 승무원 "단계별로 누누이 알릴기회 있었다"

사진=아시아나 항공 제공
기내식 대란으로 승객들에게 커다란 불편을 주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때문에 무더기 해약사태가 빚어질 것을 우려해 승객들에게 항공편 지연 이유를 숨겨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인해 기내식 대란이 처음 발생한 1일과 2일 수 많은 승객들은 아무런 영문도 모른채 공항에서 최장 3~5시간이나 대기하는 불편을 감수해야만 했다.


2일 아시아나 OZ102편으로 일본에 가려던 승객 A씨는 항공기 출발을 이제나저제나 기다렸지만 대기시간은 끝이 없었다. 전날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 뉴스를 접했기 때문에 지연이유를 짐작은 했지만 막상 대기시간이 1시간을 넘기자 화가 치밀었다.

그나마 A씨는 지난 1일 아시아나기를 이용했던 승객들에 비하면 다행인 경우였다. 기내식 대란이 처음 발생한 날 아시아나 승객들의 하루는 그야말로 악몽이었다.

항공기가 무엇 때문에 지연되는 지, 언제 출발하는 지, 밥은 어떻게 해야하는 지, 항공기 지연과 관련해 아무런 정보도 듣지못한 채 공항에서 비행기위에서 무작정 대기할 수 밖에 없었다.

CBS취재 결과,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 대란 발생 초기 ‘기내식 선적 지연사실을 예약과 발권단계, 비행기 탑승 시점, 항공기 내부에서 승객들에게 일체 알리지 말라’는 지침을 모든 지점과 승무원들에게 내려보냈다.

아시아나 직원 P씨는 “기내식을 최대한 실을 수 있을 때까지 노력하다 보니까 (지연이유가 알려질 경우)혼선이 빚어질까봐 비행기 탑승후 이륙하기 직전에 안내를 하는 걸로 돼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기내식 대란이 시작됐을 무렵과 그 직전 시점,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비행기에 기내식이 제 때 실리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이에따른 대응지침도 사측으로부터 하달받은 상황이었다.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Y씨는 3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캐빈브리핑때 이미 승객식사를 포함해 승무원식사도 안실릴 거란 소식을 전달해서 우린 알고 있었다. 일부 캐빈 메니저는 인당 1만원 정도 비용으로 요깃거리를 카드결재했고 사무실에 영수증을 제출해 비용처리 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식사가 실리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도 게이트에서 탑승대기중인 손님들에게 미리 식사하시라고 방송을 하지 않았고 이유는 혼란을 야기시키고 문제를 확대시킬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고 덧붙였다.

Y씨는 사측의 조치에 대해 “매우 비양심적이고 소극적인 판단이었고 특히 어린이와 SPML손님들에게는 큰 문제가 될수도 있는 일”이라며 “예약영업팀이나 공항지점, 비행기 등 단계별로 누누이 고지할 기회가 몇 번 있었지만 알리지 않은게 책임있는 기업이 취할 자세인지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아시아나항공 측이 기내식 대란 초기 상황을 숨기지 않고 공개하면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더라면 승객 불편을 줄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공항 현장에서는 승무원이 고객에게 1 대 1로 상황을 설명해주는 것 외에 모든 공식적인 정보제공이 금지됐으며 그 이유는 기내식 대란으로 예상되는 손실을 회피하겠다는 의도였다. 아시아나의 결정에 고객은 안중에도 없었던 셈이다.

아시아나항공 직원 B씨는“기내식 업체 샤프도앤코가 다소 지연이 있겠지만 문제없다고 해 저희도 믿었는데, 그대로 알리게 되면 환불 취소하고 해서 매출이 엄청나게 타격이 있다고 하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박삼구 회장이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등에 대한 무리한 M&A을 추진해 회사가 자금난에 빠져 휘청이는 상황에서, 국민을 보고 기업을 하는 대기업이 작은 이익에 집착해 국민.승객편의를 저버린 행위는 '장사 밑천'인 고객에 대한 배신과 다를 바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아시아나의 소탐대실이 국민들에게는 어떻게 비쳐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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