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이끄는 방북단은 이날 오전 10시쯤 군 수송기 2대에 나눠 타고 성남 서울공항을 출발했으며, 서해 직항로를 거쳐 평양 국제공항에 11시 10분쯤 도착했다.
공항에는 북한 원길우 체육성 부상이 나와 남측 대표단을 맞았다.
북측 환영인사들은 우리 대표단이 민항기가 아니라 군 수송기를 타고 온 데 대해 "수송기를 타고 와서 깜짝 놀랐다", "왜 수송기를 타고 온 겁니까?", "수송기는 원래 짐을 싣는 건데…"라며 상당히 의아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원 부상의 안내로 공항 귀빈실로 이동한 조명균 장관은 "전체적으로 상당히 감회가 깊다. 또 지난번에 우리 북측에서 오신 분들 표현이 '어제가 옛날 같다' 할 정도로 평양이 아주 많이 변했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순안공항부터 흐름을 느끼기 시작한다"며 "평양시내 들어가면서 그런 것을 많이 느낄 것"이라고 11년만에 방북한 소회를 밝혔다.
조 장관은 이어 "선수단과 대표단만 오는 게 아니라 남측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 또 화해협력을 바라는 마음을 같이 안고 왔기 때문에 그런 것을 우리 평양 주민들, 북측 주민들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원길우 부상은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의 직접적 발기와 북남 수뇌분들의 깊은 관심 속에 평양에서 진행되는 북남통일농구경기에 남측 농구선수단을 이끌고 통일부 조명균 장관이 대표해서 여러 일행분들이 평양에 온 데 대해서 열렬히 축하한다"고 화답했다.
원 부상은 "제가 벌써 남측 성원들을 여러 번 만났는데 만나볼수록 정이 통하고 통일에 대한 열망도 강렬해지는 걸 느끼게 된다"면서 "북남 화해협력, 평화번영의 대통로를 열어나가는 데서 체육이 앞장선 데 대해 긍지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 부상은 또 "오늘 통일농구선수단을 원래 체육장관이나 체육 관계자뿐 아니라 통일부장관 선생이 이끌고 온데 대해서 좀 더 의의가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환담에서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남북 선수단이 사용할 한반도기 문제도 논의됐다.
원길우 부상은 "이번에 북과 남이 다 같이 독도 병기된 깃발을 아시아 경기 때 띄우는 게 겨레의 한결같은 소망이고 온당한 일"이라고 말했고, 조 장관은 "현재 협의 중이고 계속해서 협의해 나가자"고 답했다.
이번 방북단은 국가대표 선수를 중심으로 한 남녀 농구선수단 50명과 정부대표단 5명, 정부지원단 15명, 취재기자단 10명, 중계방송팀 20명, 장내 아나운서 1명 등 모두 101명으로 구성됐다.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15년만에 다시 열리는 이번 남북 통일농구 경기는 남녀 선수별로 4일에는 혼합경기, 5일에는 친선경기가 열려 총 4차례 개최된다.
우리 방북단은 6일 오후 5시쯤 성남 서울공항으로 귀환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통일농구경기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관람할 가능성이 높고, 남북관계 주무장관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 북측 고위급 인사들과 두루 접촉할 것으로 보여 체육교류를 계기로 다른 남북관계 현안이 함께 논의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게다가 6일쯤에 평양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일정과도 겹칠 수도 있어 주목된다.
조명균 장관은 이날 성남 공항 출발에 앞서 남북미 3자 회동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일단 가서 봅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