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와 콜롬비아는 4일 오전 3시(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대회 16강전에서 맞붙는다.
4년 전 브라질 대회에서 조별리그 탈락으로 '축구 종가'의 자존심을 구긴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 G조 2위(2승 1패)로 16강에 안착했다.
케인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그는 튀니지와의 1차전에서 팀의 두 골을 모두 책임졌고, 파나마와의 2차전에선 해트트릭을 폭발하며 6-1 대승을 이끌었다.
벨기에와의 3차전에선 케인의 침묵 속에 잉글랜드가 0-1 패배를 떠안았다.
조별리그 8골 중 케인의 몫이 절반이 넘는 만큼 단판 승부에서도 결국 그의 발끝에 잉글랜드의 운명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잉글랜드는 역대 월드컵 승부차기에서 3전 전패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인 터라 시간이 흐르는 동안 케인을 비롯한 공격진이 골문을 열어 웬만하면 승부차기까지 가지 않는 경기를 바랄 것이다.
이에 맞서는 콜롬비아는 일본, 세네갈, 폴란드와 경쟁한 H조를 1위(2승 1패)로 통과했으나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첫 경기 일본에 1-2로 덜미를 잡히며 위기를 맞았다가 폴란드, 세네갈을 연파하고 16강에 올랐다.
득점의 대부분이 케인에게 집중된 잉글랜드와 달리 조별리그에서 나온 5골을 4명이 고루 기록한 '소총부대'가 원동력이 됐다.
간판스타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의 부상은 콜롬비아에 가장 큰 변수다.
브라질 대회 득점왕 로드리게스는 대회 첫 경기 전 연습에서 왼쪽 종아리를 다친 여파가 이어지면서 일본전 후반 교체 투입됐고, 세네갈전엔 전반 도중 그라운드를 떠났다.
일단 검사 결과 근육 파열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고 단순 피로 증상인 것으로 나타나 경기 출전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해지면서 콜롬비아로선 한숨을 돌렸다.
두 팀의 역대 월드컵 본선 대결은 1998년 프랑스 대회 조별리그에서 있었는데, 당시엔 잉글랜드가 2-0으로 완승했다.
앞서 3일 오후 11시에는 한국이 속했던 조별리그 F조를 1위로 통과한 스웨덴이 스위스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만난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필두로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까지 포함돼 쉽지 않으리라고 전망된 스웨덴은 당당히 조 1위(2승 1패)를 차지해 12년 만에 16강에 합류했다.
내친김에 1994년(3위) 이후 24년 만에 8강 이상 진입까지 노린다.
장신을 앞세운 탄탄한 수비벽이 장점으로 꼽혔으나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상대 자책골을 포함해 3골을 몰아치는 등 총 5골을 터뜨리며 '화력'에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스위스는 우승 후보 브라질, 동유럽의 강자 세르비아, 브라질 대회 돌풍의 주인공 코스타리카와 힘겨운 경쟁을 뚫고 E조 2위(1승 2무)로 16강에 합류했다.
특유의 조직력에 제르단 샤키리(스토크시티) 등이 뽐내는 창의성까지 겸비하며 결코 얕잡아볼 수 없는 팀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