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후보가 차례로 조기 탈락의 아픔을 맛보는 가운데 브라질이 무대에 오른다. 브라질의 상대는 조별예선에서 세계랭킹 1위이자 지난 대회 우승팀일 독일을 무너뜨린 멕시코다. 4년 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준결승에서 당한 1대7 참패를 대신 설욕한 고마운 멕시코지만 이제는 적이다. 브라질은 이번 대회 첫 경기였던 스위스와 무승부 이후 서서히 경기력이 살아나고 있는 만큼 이번 대회에서 계속되는 이변의 희생양이 되지 않겠다는 분명한 각오다.
멕시코는 F조에서 출발이 좋았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스웨덴에 덜미를 잡히며 상승세가 다소 꺾였다. 중앙 수비의 주요 선수인 헥토르 모레노(레알 소시에다드)가 지난 경기에서 두 번째 경고를 받아 이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점도 아쉽다. 하지만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의 용병술로 1986년 이후 첫 8강 진출도 기대하고 있다.
다만 브라질은 멕시코와 월드컵에서 4번을 싸워 3승1무로 한 번도 지지 않았다는 점이 큰 무기다. 특히 4경기를 하는 동안 11골을 넣었고 실점은 없었다. 멕시코는 그나마 가장 최근의 대결이라고 할 수 있는 4년 전 브라질월드컵 조별예선에서의 0대0 무승부가 희망적이다.
▲ 16강 벨기에-일본 (익일 새벽 3시. 로스토프 아레나)
벨기에는 조별예선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는 동안 9골을 넣고 2실점했다. 32개 본선 참가국 가운데 단연 최고의 성적이다. 이 때문에 앞서 경기한 우승 후보가 연이어 탈락하는 상황이 그저 반갑기만 하다. 더욱이 16강에서 만나는 상대가 사실상 최약체나 다름없는 일본이라는 점에서 무난한 8강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일본은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5개국 중 유일하게 16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폴란드와 조별예선 최종전에서 제대로 된 ‘안티 풋볼’을 선보이며 전 세계적인 놀림거리가 됐다. 니시노 아키라 감독은 모든 경기 운영이 자신의 지시였다고 상황을 수습했다. 이제 남은 건 그라운드에 나설 선수들이 확실한 경기력을 선보이는 일이다.
객관적인 전력의 큰 차이는 있지만 승부를 흔들 변수는 존재한다. 바로 경고다. 벨기에는 수비수 토마스 무니르(PSG), 얀 베르통언(토트넘), 레안더 덴돈커(안더레흐트), 미드필더 케빈 데브라이너(맨체스터시티), 유리 틸레만스(AS모나코)가 일본전에서 경고가 추가될 경우 8강전에 나설 수 없다. 일본 역시 골키퍼 가와시마 에이지(메츠), 수비수 마키노 도모아키(우라와 레즈), 미드필더 하세베 마코토(프랑크푸르트), 이누이 다카시(레알 베티스)가 경고 누적 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