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북미고위급회담 중재자이자 적극 조력자 '출격'

비핵화 로드맵 윤곽 드러날 고위급회담에 적극 조언
"북미정상회담 이어 이번에도 필요하면 여러 역할"
'폼페이오 게임' 북미정상회담 후속 조치 급물살

청와대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오는 6일 방북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후속협상을 이어나가는 것과 관련해 환영 입장을 표하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6·12 북미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한국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면 언제든 조언을 할 수 있도록 북미 양국과 채널을 맞추고 있다.

당초 북미정상회담 이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됐던 북미간 후속 고위급회담이 3주 가까이 공회전하면서 일각에서는 비핵화 방식을 두고 북미간 이견(異見)이 노출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워싱턴에서 북미정상회담 후속 협상을 '폼페이오 게임'이라 부를 정도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전권을 부여받은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주 세 번째 방북하게 되면서 '적신호' 우려는 일단 사그라들 전망이다.

청와대도 당초 북미 고위급 후속 협상이 지연된 것과 관련해 별다른 조바심을 내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최근 "올해 초와 달리 북한과 미국 사이에 이미 여러 소통 채널이 구축돼 있다"며 "북미간 채널이 운영중인 상황에서 우리가 예전과 같은 역할을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하지만 미국과 북한으로부터 한반도 비핵화 후속조치를 위한 움직임에 대해 충분하게 설명을 듣고 있다"며 "기다려보자"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사실을 사전에 인지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간 정상회담 이후 첫 후속 조치라는 점에서 향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양국간 실질적인 로드맵이 나올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하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필요하면 한반도 문제 당사자로서 북미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여러 채널을 가동해 북한과 미국에 적극 조언을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미국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기를 직접 언급한 만큼,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이 부분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또 북미정상회담 직전에 이뤄진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 당시 미국 조야를 중심으로 외부 전문가가 현장을 점검하지 않았다는 문제제기가 나왔던 것을 감안해, 엔진시험장 폐기 과정에 미국 전문가들이 현장을 참관해야한다는 입장을 북한에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북미정상회담 합의문에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 문구가 담기지 않았고 구체적인 시간표가 없었다는 미국 내 반론도 만만찮았던 만큼, 비핵화 절차의 첫 단추인 검증대상 리스트 작성과 향후 북한의 비핵화 선제조치 등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진행이 거의 완료된 미군 유해송환 절차에 대한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북한은 잇달아 개최된 북중정상회담에서 사전 논의된 대북제재 완화나 테러지원국 해제 등을 미국에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북미간 연락사무소 설치와 같은 초기 체제안전 보장 방안도 고위급회담 의제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북미간 뉴욕채널 등 이미 구축된 상호 소통채널 말고도 필요하면 한국 정부를 경유한 상대국 의사타진 등도 이뤄질 수 있다.

또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5~6월 북미정상회담 실무협상 과정에서 국제무대에 처음 등장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담을 성공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우리 정부가 양국에 여러 정보를 전달한 것은 맞다"며 "이번에도 필요하면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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