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권순관 "이승기 작업태도·아이유 음악재능 인상적"

권순관(사진=해피로봇레코드 제공)
정성스럽게 빚어 낸 감성적인 음악을 들려주는 듀오 노리플라이(No Reply) 멤버이자 김현철, 이승환, 윤하, 박지윤, 2AM, 이승기, 소유, 권진아, 정승환 등 여러 뮤지션들에게 곡을 선물한 프로듀서인 권순관. 그와 다시 만난 건 석 달여 만이다. 그 사이 권순관에게는 기분 좋은 일이 있었다. 지난 3월 인터뷰 당시 "성시경 선배와 작업하고 싶다"고 했던 권순관은 실제로 그와 '영원히'라는 곡 작업을 함께하게 됐다. 꿈이 현실로 이뤄진 셈. 지난 5월 발매된 '영원히'는 많은 음악 팬들의 취향을 저격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고, '프로듀서 권순관'의 주가는 한층 더 높아졌다. 다음은 최근 서울 삼성동 인근 한 카페에서 다시 만나 인터뷰한 권순관과의 일문일답.

인터뷰① (권순관 "음악 듣다 눈물 쏟은 성시경, 감성 남달라")에서 계속됩니다.


▶성시경 외에도 그동안 정말 많은 뮤지션들과 작업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작업은. "이승기 씨와의 작업이다. 2015년 발매된 6집에 참여했는데 '곡을 받고 싶다'고 하시면서 제 하드를 몽땅 털어갔던 기억이 난다. 막상 앨범에 제 곡은 3번 트랙 '사랑'과 5번 트랙 '그대와 나' 두 곡만 실렸지만. (미소). 인상적이었던 점은 이승기 씨의 작업 태도였다. 바쁜 와중에도 거의 매일 같이 연락하고 작업실로 찾아와서 피아노 옆에 앉아 피드백을 주고받았던 기억이 난다. 자기의 색을 많이 드러내고 싶어 하셨던 기억도 난다. 아무래도 군 입대 전 마지막 앨범이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당시 녹음도 정말 많이 했다. 매번 이선희 선배님이 직접 디렉을 봐주셨는데 '숨소리까지 슬퍼야 한다'고 말하실 정도로 디테일하시더라. '수고하셨습니다' 하고 녹음을 끝냈는데 다음 날 녹음을 다시 하자고 해서 놀랐던 기억도 있다. (웃음)"

▶프로듀서로 참여한 곡 중 가장 성적이 좋았던 곡은 어떤 곡인가. "권진아 씨가 부른 '이별 뒷면' 성적이 좋았다. 발매되자마자 '차트 인'을 했던 기억이 난다. 개인적으로 제가 만들었지만 '완성형 발라드곡'이었다고 생각한다. (미소). 드라마 OST로 쓰인 곡이라 가사는 작사가 분이 쓰셨는데 권진아 씨가 노래 해석을 너무 잘해줬다. 사실 작곡을 할 때는 어떤 가수가 부르게 될지 몰랐던 곡인데, 권진아 씨가 부른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다. 노래를 정말 잘 하시는 분이니까. 아, 오랜 시간 사랑받고 있는 곡은 김현철 선배의 '키스 앤 세이 굿바이(Kiss & Say Goodbye)'다. 제가 스물 다섯 살 때 만들었던 곡인데 지금까지도 음대 입시생들 사이에서 카피되고 있어서 놀랐다"

▶권순관 음악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음원차트 상위권에 있는 곡들이 유명해진 맛집, 화려한 음식이라면 제 음악은 싱겁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오래 먹기 좋은 담백한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평양냉면 같다고 할까. 하하. 질리지 않는 음악, 오래 사랑받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작업하고 있다.

▶권순관과 함께 작업한 뮤지션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정승환 씨가 앨범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을 물었을 때 저와 작업한 '제자리'를 서스름 없이 꼽았다고 하더라. 곡 의뢰를 받은 뒤 멜로디를 만들 때부터 노래를 부르는 사람을 머릿속에 떠올린다. 그리고 그 사람이 어떤 말을 했으면 좋겠고 잘 어울릴까에 대해 고민한다. 그에 대한 해답을 찾았을 때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편이라 좋은 노래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

▶지난 번 인터뷰 때 협업을 원하는 뮤지션으로 성시경, 멜로망시 민석, 샘김을 언급했었다. 그 외 또 작업해보고 싶은 이들이 있나. "일단 성시경 선배와의 작업은 현실로 이뤄졌고,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민석이와는 구두로 합의해놓은 상황이다. 샘김 씨와 작업해보고픈 마음은 여전히 유효하고. 요즘 새롭게 작업해보고 싶은 아이유 씨다. '밤편지'라는 곡을 듣고 굉장히 다재다능한 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표현력 부분에서 그랬다. 또, '팔레트' 앨범 자체를 충격일 정도로 너무 좋게 들었다. 음악을 대하는 자세도 너무 좋은 분 같아서 언젠가는 함께 깊이 있는 음악을 만들어보고 싶다"

▶다른 프로듀서가 만든 음악을 본인이 불러보고 싶은 생각도 있나."좋은 곡이 정말 너무 많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리메이크 해보고 싶은 곡들이 많다. 제가 다른 분들에게 드린 곡을 다시 재해석해 불러서 따로 앨범으로 엮어 발표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다. 언젠가는 실천에 옮기겠다"

▶요즘에는 어떤 노래를 즐겨듣나."교회 찬양팀에서 리더를 맡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가스펠 음악을 많이 듣는다. 선 굵은 모던록 분위기의 곡들이 많서 다이내믹한 에너지를 얻는다. 아주 오래 전에 활동한 소울 뮤지션들의 음악부터 현재 활동 중인 젊은 뮤지션들의 리드미컬한 소울까지 폭넓게 음악을 들으려고 하는 편이다. 영국 펑크 뮤지션들의 음악과 트렌디한 일렉 기반 음악들도 자주 듣는다. 일렉 사운드는 언젠가 한 번 직접 시도해보고 싶다"

▶하반기 계획이 궁금한데."일단 8월에 노리플라이-멜로망스 합동 콘서트가 열린다. 또, 아직 기획 단계이긴 하지만 가을 쯤에는 노리플라이 소극장 장기 공연을 개최해보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목표가 곡 릴리즈를 많이 하자였는데 전반기에 6곡을 냈다. 하반기에도 제가 만든 곡을 많이 들려드리고 싶다. 솔로 앨범 계획도 있는데 2013년 이후 낸 적이 없어서 올해가 가기 전에 EP 형태로라도 내보려고 노력 중이다"

▶곧 아빠가 되는 걸로 안다."7월 출산 예정이다. 행복하면서도 아버지가 된다는 것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자연스럽게 나를 위한 삶에서 가족을 위한 삶으로 바뀌고 있고. 그래서 일도 더 열심히 하게되는 것 같다. 아내가 임신한 모습을 보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느끼기도 했다. 가장 아름다운 여자의 모습을 보고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꾸준히 계속 저의 노래, 제가 만든 노래에 기대감을 가져주시고 들어주시는 분들게 감사하다. 팬들은 이제 오래된 친구 같다. '오빠' 하면서 환호해주는 시기는 지났고,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 응원해주는 사이가 된 것 같다. 그들에게 음악으로 보답해드리고 싶다. 요즘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음악이 무엇일까 고민하며, 따뜻한 음악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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