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6월 28일 (목)
■ 진 행 : 정관용 교수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 출 연 : 박주민 의원 (더불어민주당)
◆ 박주민>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처벌조항은 합헌인데 대체복무제 없는 병역법은 또 헌법 불합치다. 이게 뭡니까? 어떻게 되는 겁니까?
◆ 박주민> 88조 1항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기 위한 조항은 아닙니다.
◇ 정관용> 모든 병역거부자 처벌조항이죠.
◆ 박주민> 맞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조항 자체를 위헌으로 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거죠. 왜냐하면 그 조항이 위헌이면 모든 병역거부자들이 다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게 됩니다.
◇ 정관용> 그러네요.
◆ 박주민> 그래서 일단은 그 조항은 합헌으로 두되 그 조항으로 인해서 그러면 처벌받게 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어떻게 보면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병역의 종류를 정하는 조항에서 대체복무제를 규정했어야 되는데 그걸 정하지 않은 문제이기 때문에 그러면 5조, 병역의 종류를 정함에 있어서 대체복무제를 정하지 않은 5조가 헌법에 위반된다라고 판단을 내린 겁니다.
◇ 정관용> 결국은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강제로 총을 들게 하는 것은 헌법에 맞지 않는다라고 말한 거네요?
◆ 박주민> 그렇게 말한 겁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결국은 '양심적 병역거부 위헌' 이렇게 해석해도 되나요?
◆ 박주민> 그렇게 해석해도 되는데요. 약간 아쉬운 점이. 88조 1항을 합헌이라고 하지 말고 사실 한정 위헌 결정을 해 줄 수도 있었거든요. 무슨 얘기냐면 88조 1항 그 존재 자체는 인정하겠다. 그런데 양심적 병역거부자까지 처벌하는 것은 위헌이다라고 했을 수도 있었거든요. 그렇게 하면서 5조도 헌법 불합치로 제도개선을 하라고 하면 될 텐데 88조 자체는 합헌이라고 하면서 지금 여러 가지 부수적인 아쉬운 문제들을 낳고 있는 결정이 돼버렸습니다.
◇ 정관용> 하지만 내용상은 이제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내년 연말까지 법 개정이 되면 대체복무로 빠질 수 있는 그런 길이 열린 거로군요.
◆ 박주민> 맞습니다. 그런데 아까 말씀드렸던 대로 88조 1항 자체가 그냥 완전하게 효력을 갖게 됨으로써 지금 진행되고 있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형사재판도 멈춤 없이 계속 진행될 수 있고요. 그다음에 재심 청구라든지 형사보상 이런 것들이 어려워지는 그런 결과를 낳게 됐습니다.
◇ 정관용> 지금까지의 처벌은 다시 무효로 돌리거나 할 수 없게 됐다.
◆ 박주민> 맞습니다. 왜냐하면 처벌조항은 합헌이라고 했기 때문에.
◇ 정관용> 그 합헌 판결도 아주 아슬아슬했어요. 4명이 합헌, 4명이 위헌, 1명은 각하 그렇죠?
◆ 박주민> 맞습니다.
◇ 정관용> 그게 지금 박주민 의원이 얘기한 예컨대 한정위헌 같은 것을 고민하셨던 분들이 또 꽤 있는 거겠군요.
◆ 박주민> 사실은 그렇게 좀 고민의 폭을 넓혔다면 위헌 쪽으로도 나올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런 점이 좀 아쉽습니다.
◇ 정관용> 어쨌든 이게 지금 이 문제를 놓고 헌법재판소가 네 번째 판단한 거 아닙니까?
◆ 박주민> 맞습니다.
◇ 정관용> 그동안 3번은 그냥 다른 거 없이 다 합헌, 합헌, 합헌으로 끝났잖아요?
◆ 박주민> 사실상 계속 합헌 판결이 반복됐죠.
◇ 정관용> 이번은 획기적으로 사실 달라진 거네요, 내용상.
◆ 박주민> 결과적으로는 아까 말씀하셨던 대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 없이 병역거부 자체를 처벌하게 되면 위헌이다라는 판단을 한 것이기 때문에 결론만 놓고 본다면 180도 달라진 겁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런 헌법재판소 판결에 대해서 또 불만 품는 분들 많을 겁니다. 우리나라 지금 징병제 국가이고 분단국가인데 게다가 또 특정 종교 신자들만 혜택 받을 수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어떤 비판들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주민> 우선 최근의 경향 그리고 제가 직접 담당했던 사건들을 봐도 특정 종교인들이 여전히 많기는 하지만 가톨릭이라든지 또는 불교 아니면 아예 종교와 상관없는 평화운동가나 인권운동가들이 요즘 병역거부를 많이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건 특정 종교의 문제만으로 보기는 좀 어렵다는 말씀을 드리겠고요. 그리고 병역을 이행하신 분들이 불만을 또 많이 표현하시는 게 뭐냐 하면 아니, 양심적 병역거부라니. 그러면 나는 비양심적 병역복무자냐. 이렇게 얘기를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여기서 얘기하는 양심이라는 단어는 내심의 소리라는 의미의 법률적 용어예요. 그래서 이 사람이 양심적이다, 비양심적이다 얘기할 때의 그 양심이 아닙니다.
◇ 정관용> 가치평가가 없는 거죠?
◆ 박주민> 가치평가가 없는 겁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좀 오해가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그러면 너도 나도 이렇게 나는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로 병역을 기피하려고 할 거 아니냐 그 사람들은 어떻게 구분하느냐. 이런 반론에 대해서는요.
◆ 박주민> 오늘 헌재에서도 얘기를 했습니다만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를 설계함에 있어서 현역 복무보다 좀 더 어렵게 만들면 되거든요. 실제로 대만이 그런 식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자 설계를 했었어요. 대만의 경우도 그런 두려움이 있었죠.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 제도를 이용하면 어떨까. 쿼터를 뒀습니다. 1년에 몇 명까지만 이 제도를 이용하게 하겠다. 그런데 단 한 번도 그 쿼터를 채운 적이 없다는 거죠.
실제로 제도를 어렵게 설계하면 단순 병역기피자들은 그쪽으로 안 갑니다. 지금도 4주 집중훈련만 받으면 각종 병역대체 복무제가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 병역거부로 형사처벌 받고 있는 분들은 그 4주 집중도 못하겠다는 겁니다. 차라리 전과자가 되겠다는 거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총을 못 들겠다는 거죠.
◆ 박주민> 그렇기 때문에 단순 병역기피자하고 확실히 구분되는 분위기다, 이렇게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박주민 의원이 대표 발의한 대체복무제의 법안은 그러면 어느 정도로 어렵게 해놓은 겁니까?
◆ 박주민> 저는 일단 기간은 1. 5배로 했습니다, 현역 복무의. 그다음 합숙을 기본으로 했고요. 그다음에 종사하는 업무의 난이도도 현역 복무보다 좀 어렵게. 24시간 뭔가 항상 긴장하고 있어야 되는 그런 업무들로 해야 되지 않나.
◇ 정관용> 예컨대 어떤 업무요?
◆ 박주민> 노약자들 간병 또는 섬이나 이런 데서의 의료봉사. 그런데 이게 지나치게 징벌적으로 흘러가면 또 안 되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경계를 하되 난이도는 확실히 현역복무와 같거나 그 이상이 되도록 만들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기간도 길게, 1. 5배로. 그리고 출퇴근이 아니라 합숙이 기본이고. 업무도 난이도를 조절하면 걸러낼 수 있다.
◆ 박주민> 네. 실제로 대만이 아까 말씀드렸던 대로 그랬던 케이스입니다.
◇ 정관용> 그랬더니 할당된 쿼터조차 못 채우더라. 지금 대법원에 이 관련돼서 계류된 사건이 200여 건 되고 대법원이 이걸 전원합의체로 지금 해당 사건 넘겨놨잖아요. 그러면 헌법재판소가 오늘 이와 같은 판단을 내렸다면 대법원도 일단은 합헌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다 유죄판결밖에 받을 수가 없겠네요.
◆ 박주민> 처벌 규정 자체는 합헌성을 인정을 했기 때문에 대법원에 판단 재량이 열려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대체복무제를 마련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또 확인했거든요. 그러니까 그 부분에 대한 영향을 받겠죠. 그리고 예전과 달리 이 사건을 공개변론하겠다고 하고 전원합의체에 회부시켰다는 것은 판례 변경을 지금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보여져요, 대법원도. 그래서 좀 다른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헌법재판소가 내린 판결과 정반대돼서 전부 무죄판결 이렇게 내기는 또 어렵지 않을까요?
◆ 박주민> 그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의 재량은 아까 있다고 말씀드렸지만 대체복무제 없이 다 이 사람들을 처벌하겠다라고 하기에는 또 어려워서 굉장히 개별적인 사안을 따지는 식으로 해서 파기환송할 가능성이 있어요.
◇ 정관용>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 박주민> '양심적 병역거부자냐, 단순 병역기피자냐 등등을 따져라' 라는 식으로 아마 고등법원으로 다시 돌려보낼 가능성이 있습니다.
◇ 정관용> 방금 청취자 질문이 하나 들어왔는데 조금 아까 대만의 제도를 소개하셨지 않습니까? 그런데 대만하고 비교할 때 '우리나라는 군 환경이 많이 다르지 않느냐. 우리는 분단국가고 군 환경이 워낙 열악하지 않느냐' 이런 반론이 들어왔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주민> 대만의 경우도 사실 군대 내 인권문제가 굉장히 심했습니다. 특히 중국하고 해역 하나를 두고 상당히 긴장하는 상태에 있었지 않습니까? 그래서 대만도 긴장 속에서 군생활을 해야 됐었고 또 그러다 보니 군대 안에서 인권문제가 굉장히 많았었고 그런 부분이 있었거든요. 최근에 하여튼 그런데 대만은 아예 그 문제까지 다 모병제로 갔죠.
◇ 정관용> 바뀌었죠. 알겠고요. 그러면 이제 내년 말까지 법 개정은 국회의 몫이 됐는데 국회에서 대체복무제에 대해서는 찬성이 더 많습니까, 어떻습니까?
◆ 박주민> 아시다시피 대체복무제가 처음 논의됐던 것은 참여정부 시절입니다. 참여정부 시절에 정부 차원에서 대체복무제 안을 거의 만들었었죠. 그러다가 입법까지는 못 갔었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이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의원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 정관용> 알겠어요. 국회의 입법 과정 지켜봅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박주민> 감사합니다.
◇ 정관용>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