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고기 환부사건 핵심인물 영장 기각…의혹만 키운 검찰

핫핑크돌핀스는 지난 1월 18일 울산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래고기 압수물 환부 결정을 내린 검찰을 규탄하고 있다.(사진 = 이상록 기자)
경찰이 고래고기 환부사건의 핵심 인물인 검찰 출신 변호사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경찰수사에서 마지막 보루와 다름없는 영장이 기각되면서 사건에 깊이 관련된 검찰에 대한 의혹만 더 커졌다.

경찰이 불법포획 증거물로 압수한 고래고기를 검찰이 유통업자들에게 되돌려 준 이른 바, '울산 고래고기 환부사건.'

울산지방경찰청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변호사 A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기각했다고 28일 밝혔다.

검찰은 피의자가 법정이 아닌 수사기관에 거짓말을 한 것을 가지고 처벌할 법적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경찰은 검찰의 판단을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과 함께 그 근거로 대법원 판례를 제시했다.

피의자나 참고인이 제출한 허위증거로 수사기관이 방해를 받아 잘못된 수사결과에 이르게 되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된다는 거다.

A씨는 유통업자들에게 거짓진술을 지시해 압수물을 돌려 받을 수 있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지시로 유통업자들이 압수물 중에는 합법적인 고래고기가 섞여 있다고 거짓진술하고 증거물과 상관없는 허위 고래유통증명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이후 한 유통업자가 "압수물 모두 불법 포획된 것"이라고 진술하겠다고 하자 A씨는 "이제 와서 사실대로 이야기하면 다 구속될 것"이라고 겁을 준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드러났다.

일련의 과정을 볼 때, 거짓진술과 증거인멸로 수사기관을 기만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이 다른 피의자인 유통업자들의 진술을 확보하면서 사전구속영장 신청까지 이르게 됐는데, 검찰의 기각으로 수사가 답보상태에 빠질까 우려된다.

앞서 경찰은 A씨 관련 사무실 압수수색 영장, 금융계좌 영장, 통신허가서 등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기각하거나 축소 발부하면서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함께 고래고기 압수물 환부를 결정한 담당검사와 부장검사는 서면조사와 서면질의에 응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검찰이 사건을 수사하면서 허위증거를 발견하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의도적인 소극적 수사를 넘어 A씨와 공모한 것인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와 별개로 경찰은 A씨가 변호사 개업 이후 지금까지 1억3,000만원 상당의 세금신고 누락한 것과 검사시절 기업체로부터 해외원정 접대를 받은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고 있다.

울산경찰청 변동기 광역수사대장은 "이번 사건의 최후 수단이 A씨에 대한 신병 구속이었다. 검찰이 영장 신청을 기각했지만 끝까지 실체적 진실을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래고기 환부 사건은 경찰이 범죄 증거물로 압수한 고래고기 27t 중 21t(시가 30억원 상당)을, 검찰이 유통업자에게 돌려주도록 한 결정의 위법성을 따지는 사건이다.

지난해 9월 고래보호단체인 '핫핑크돌핀스'가 해당 검사를 고발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2016년 6월 울산 북구의 한 창고에서 밍크고래를 불법 유통한 포경업자와 유통업자 6명을 체포해 2명을 구속하고 고래고기 27t을 압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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