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한 유통산업발전법 '합헌'"

'골목상권 논란'…재판관 8대1 의견으로 합헌 결정

이진성 헌법재판소장(가운데)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참석했다. (사진=황진환 기자)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거나 의무휴업일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한 유통산업발전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8일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에 대해 청구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8대 1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은 강한 자본력과 시장지배력을 가진 소수 대형유통업체 등의 독과점에 의한 유통 거래질서 왜곡을 방지하고 전통시장과 중소유통업자들을 보호함으로써 건전한 유통질서를 확립한다"며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했다.

또 "영업일과 영업시간을 일부 제한하는 방법은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 유효한 수단이 되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대형마트 등과 전통시장이나 중소유통업자들의 경쟁을 그대로 방임한다면 결국 대형마트 등만이 유통시장을 독과점하고 전통시장과 중소유통업자들은 현저히 위축되거나 도태될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통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 질서가 깨지고 중소상인들의 생존 위협으로 경제영역에서의 사회정의가 훼손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반면 조용호 재판관은 "해당 조항은 '경쟁'의 촉진이 아닌 '경쟁자'를 보호하기 위한 경제적 규제로서 불공정 거래행위 등 법 위반행위가 있기도 전에 대형마트 등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의무휴업을 강제한다"며 "규제 조항은 그 자체로서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불가능하게 하고, 자유시장 경제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어서 적합한 수단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반대의견을 냈다.

유통발전법 12조의2는 지자체장이 오전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매월 이틀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인천 중구청, 청주시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이 규정을 근거로 2013년 지역 내 대형마트에 오전 0시부터 오전 8시나 10시까지 영업을 제한하고 매달 둘째, 넷째 주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자, 대형마트 측은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지난 3월 공개변론을 열고 사건 관계인 등의 의견을 듣기도 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