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변호사, 법무법인 현재 강남사무소)
◆ 손수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준비해 오신 사건은 뭡니까?
◆ 손수호> 국내 최대 음란 사이트 소라넷. 들어보셨죠?
◇ 김현정> 네, 저 들어봤습니다.
◆ 손수호> 논란 끝에 몇 년 전 폐쇄됐습니다. 하지만 그 운영자들은 법을 위반했기 때문에 이들을 잡기 위해서 수사 기관에서 열심히 노력했죠. 그동안 체포하지 못하다 최근 1명이 체포됐어요. 그런데 외국에서 잡혀서 송환된 게 아니고, 스스로 귀국해서 체포됐습니다. 그동안 왜 이 운영자들을 못 잡았는지, 체포가 왜 그렇게 어려웠는지 등을 포함해서 소라넷 관련 문제들을 따져보겠습니다.
◇ 김현정> 17년 만에 4명의 운영자 중 1명이 결국 잡힌 겁니다, 1명. 도대체 왜 이렇게 일망타진이 어려운 건가. 우선 지금 어린 자녀들과 함께 듣고 계신 분들은 이거 채널 돌려야 되는 거 아닌가 이러실지도 모르겠어요.
◆ 손수호> 사실 제작진도 그런 우려를 표했는데요. 이 사건 수사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경찰들 이야기도 들었고, 실제로 이 사이트를 이용했던 사람들로부터 정보도 수집했어요. 또 매체 특성상 자극적인 내용은 피했고 객관적인 정보 위주로 준비했으니까요. 걱정 안 하셔도 되겠습니다.
◇ 김현정> 소라넷 어떤 곳입니까?
◆ 손수호> 성인물 사이트죠. 한글로 서비스했고요. 이용자의 절대 다수가 국내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해외에 서버를 두면서 긴 시간 단속을 피해 왔죠. 1999년에 처음 등장했어요. 하지만 그때의 이름은 ‘소라넷’이 아니고 ‘소라의 가이드’였는데요.
◇ 김현정> 소라의 가이드. 그러면 소라라는 이름은 어떻게 도대체 붙은 거예요, 뭐예요?
◆ 손수호> 이게 여러 설이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경찰에게 물어봐도 잘 모르겠대요.
◇ 김현정> 어떤 설이 있어요?
◆ 손수호> 첫 번째로는 일본 성인 영상물 업계의 전설적인 배우, 아오이 소라라는 배우의 이름에서 따왔다는 설이 있고요. 또 당시 인기가 굉장히 높았던 우리나라 연예인들.
◇ 김현정> 연예인 이름. 모델, 가수 이런 이름에서 따온 게 아니냐, 팬이어서.
◆ 손수호> 그런 설도 있었고요. 그리고 또 이 사이트 운영자가 여성이고 그 이름이 ‘소라’라는 추측도 있었죠 하지만 확인된 게 없어요.
◇ 김현정> 하여튼 그것이 지금 그 문제의 소라넷이 된 겁니다.
◇ 김현정> 전환한 후부터 지금 범죄 수준의 문제의 콘텐츠들이 쏟아지기 시작한 거군요.
◆ 손수호> 훨씬 많아진 건데요. 회원제로 바꿨습니다. 그러면서 국내 최초의 ‘성인 포털 사이트’가 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영향력을 키워나갔죠. 실제다양하고 방대한 음란 콘텐츠를 취급합니다. 그리고 또 점점 더 자극적인 것들이 올라왔는데, 이게 가장 큰 문제였어요. 소라넷 운영자들이 적극적으로 그런 걸 지원하면서 점점 더 성범죄 사이트가 돼버린 거죠.
◇ 김현정> 청취자 김민성 님이 소라넷이 뭐 어떻다고요. 성인 사이트라는 건 존재할 수 있는 거 아닙니까라고 물어보셨는데 여기는 그냥 성인물 사이트가 아니라는 거잖아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당시에 수사에 관여했던 경찰에 따르면 우리가 아는 거의 모든 종류의 성범죄가 이 사이트와 관련되어 있었다고 하는데요. 단순히 수위 높은 음란물을 게시한 게 전부가 아니었어요. 그런 음란물을 매개로 사람들이 모여서 성범죄를 모의하고 실행하고 조장하고 서로 초대하고 범행을 과시하고 자랑하는 온라인 모임이 되었던 게 더 큰 문제인데요.
◇ 김현정> 성범죄의 모의 공간, 실행을 자랑하는 공간이 된 거예요.
◆ 손수호> 사이트 운영자들이 이걸 자제시키는커녕 오히려 별도 게시판을 만들어주면서 활성화하도록 지원했습니다.
◇ 김현정> 지원을. 그러면 모의하고 실행했다는 게 도대체 어떤 일들이 사례로 들자면 있었던 겁니까?
◆ 손수호> 일단 수위 높은 것을 소개할 수 없으니까요. 가장 가벼운 것만.
◇ 김현정> 가벼운 사례들.
◆ 손수호> 아내나 여자친구와 함께 모텔 등 숙박업소에 갑니다. 가서 배달 음식을 주문해요. 그럼 배달원이 음식을 가져오겠죠. 대부분 남성이고요. 그러면 함께 간 아내나 애인이 옷을 전혀 입지 않은 나체 상태로 이 배달원을 만나게 하고 그때 벌어진 일들을 무용담처럼 올리고 공유하는 게 유행이었던 겁니다.
◇ 김현정> 이 사이트에?
◆ 손수호> 이게 가장 수위가 낮은 거예요.
◇ 김현정> 더 심각한 사례들은 뭐 있었어요.
◆ 손수호> 다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일단 몰카라고 부르는 불법 촬영 그리고 불법 촬영물 공유도 여기서 굉장히 성행했는데요. 촬영도 범죄고 유포 역시 범죄입니다. 그런데 이 소라넷에서는 몰카를 찍어서 자랑 삼아 올리는 게시판이 따로 공식적으로 있었어요.
◇ 김현정> 이건 명백한 범죄네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심지어 이런 불법 촬영에 적합한 장소와 시간, 성공하는 방법, 처벌을 피하는 법. 이런 정보까지 공유했는데요. 나중에 여론이 나빠지자 이런 게시판은 없어졌어요. 하지만 일반 이용자들은 볼 수 없지만 여전히 그 게시판이 어딘가에 남아 있다는 소문이 계속해서 돌았죠.
◇ 김현정> 그렇군요. 어이가 없네요. 그런데 이게 지금 이것도 다가 아니라는 거잖아요.
◆ 손수호> 스와핑이라고 들어보셨죠?
◇ 김현정> 이거는 유명한 범죄죠, 이것도.
◆ 손수호> 아 스와핑 자체는 범죄가 아니에요.
◇ 김현정> 그건 범죄가 아닙니까?
◆ 손수호> 네. 배우자나 애인을 서로 바꿔서 성관계를 갖는 건데요. 당사자가 동의하에 하면.
◇ 김현정> 동의한다면 문제는 아니죠.
◆ 손수호> 그런데 이걸 주선하면 또 음행매개죄 등이 성립할 수도 있고요. 또 강요해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겠죠. 그런데 소라넷은 이러한 스와핑을 권장하면서 이에 대한 정보를 서로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습니다. 그런데 그뿐만이 아니고요. 여기에 사기, 강요, 협박, 폭행 이런 범죄들이 더해지기도 했습니다.
◇ 김현정> 범죄가 범죄로 이어지는 거군요.
◆ 손수호> 실제 사례인데요. 두 쌍의 부부가 합의하에 스와핑을 했어요. 그런데 그중 한쪽 부부가 상대방 부부의 스와핑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면서 계속해서 지속적인 스와핑을 강요한 사례가 있었고요. 또 스와핑에 합의하고 현장에 갔는데 상대방 측은 속이고 있던 거죠. 여러 명의 남성들이 기다리고 있다가 스와핑을 하러간 아내를 윤간한 사례도 있습니다.
◇ 김현정> 이게 진짜 보통 사이트가 아니네요. 이게 진짜 다 실화로 있었던 일이라는 거잖아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또 이런 일도 있었어요. 여성에게 술을 먹여서 정신 잃고 쓰러지게 만든 다음에 사진을 찍어서 소라넷에 올렸는데요. 이렇게 그냥 사진 올린 것 자체도 문제죠. 그런데 그뿐만이 아니고요. 놀랍게도 지금 이 여자를 이 여성을 함께 강간할 사람을 모은다는 글을 올렸고, 그런 글을 올리는 게 유행이었어요.
◇ 김현정> 아니, 이 정도만 소개해 주셔도 도대체 어떤 사이트였는지 왜 이렇게 꼭 닫아야 된다, 꼭 폐쇄해야 된다고 우리가 경찰들이 쫓았는지 설명이 됩니다, 이해가 됩니다.
◆ 손수호> 실제 여러 건의 성범죄로 이어졌기 때문이겠죠.
◇ 김현정> 그렇죠. 여기에 광고 수익 같은 게 다 따라왔던 거예요?
◆ 손수호> 하루에. 한 달이 아니라 하루에 무려 1억 원이었다는 제보도 있습니다.
◇ 김현정> 광고 수익이 하루 1억 원?
◆ 손수호> 하루.
◇ 김현정> 그러니까 도박 사이트 광고라든지 성매매 광고라든지 이런 안 좋은 것들이 붙었겠죠. 그런 건 또 비쌌을 테고, 단가가.
◆ 손수호> 이제 운영자가 체포했으니까요. 정말 하루 1억 원 광고 수입이 맞는지, 매출 1억 원이 맞는지 확인해야죠.
◇ 김현정> 확인해 보면 되겠죠. 그래서 폐쇄시키려고 했던 건데 왜 이렇게 오래 걸리고 왜 이렇게 안 잡힌 겁니까?
◆ 손수호> 도주를 성공적으로 했어요. 일단 이 사이트 자체는 폐쇄가 됐습니다. 한 여성 사이트에서 주도한 소라넷 고발 프로젝트로 인해 사회적 관심이 촉발되고 수사기관도 적극 나서서 폐쇄했는데, 사이트는 폐쇄됐지만 계속해서 해외 서버를 두면서 우회하는 방법을 트위터 등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알리면서 계속 운영을 했습니다.
◇ 김현정> A라는 주소를 닫아놓으면 다른 데로 옮겨서 또 열고 또 열고 또 열고 이런 식으로.
◇ 김현정> 그러니까 왜 한 명은 스스로 자수를 하게 됐는가 봤더니 여권을 무효화했답니다. 그래서 더 이상 머무를 수 없게 되고 이렇게 되자 스스로 포기하고 들어온 거라고 하는데 여전히 3명은 못 잡은 상태. 잡힌 사람은 어떤 처벌을 받게 돼요?
◆ 손수호> 여러 범죄에 연관되었을 가능성이 있죠. 일단 송 씨는 사이트를 개설했을 뿐 음란물을 내가 만들지도 않았고 유통하지도 않았다라고 주장을 해요. 하지만 일반 영상물, 일반 음란물뿐 아니라 아동 청소년을 이용한 음란물도 있었거든요. 이걸 삭제하기 위한 노력을 취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유포와 전시를 방조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아청법이라고 하죠. 아동 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처벌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요. 그 외 음행매개죄, 강간, 준강간, 특수강간 등에 대한 방조죄 등등. 수사기관에서 정말 여러 가지 범죄 성립 가능성을 다 찾아서 적용해야겠죠.
◇ 김현정> 남은 3명도 빨리 검거가 되고 이런 성범죄의 온상은 정말 뿌리까지 뽑히면 좋겠네요.
◆ 손수호> 그런데 제2, 제3의 소라넷이 벌써 등장했어요.
◇ 김현정> 그런 뉴스 봤어요.
◆ 손수호> 게다가 해외에 서버를 둔 SNS 기반으로 운영되는 곳도 있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해야 막을 수 있을지 범죄로 연결되지 않도록 할 수 있을지 참 고민이 많습니다.
◇ 김현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안을 생각해 보셨어요, 손 탐정님?
◆ 손수호> 어려워요. 그런데 일단은 현지 해외 수사당국과의 공조가 필수적이겠죠. 그래야 빨리 체포할 수 있겠고요. 또 이게 단순히 낮은 단계에서의 노력이 아니라 높은 수준과 단계에서의 협약 체결 그리고 상시 협업 체제 구축이 필요할 것 같아요. 특히 최근 유럽 국가들은 음란물 유통 창구로 쓰이는 미국 인터넷 기업들에게 고액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규제 의지를 보이고 있어요.
◇ 김현정> 처벌을 아주 강력하게.
◆ 손수호> 일단 금전적인 조치부터 하는 거죠. 우리도 이런 노력울 해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 김현정> 광고를 하루에 1억씩 벌었다는 게 이게 사실이라면 지금까지 번 돈이 어마어마하다는 건데 그것을 뛰어넘는 벌금을 문다든지 저는 이 정도 강력하게 들어가야 될 것 같은데.
◆ 손수호> 그리고 해외에 서버를 둔 기업들이 계속해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해결 노력도 필요합니다.
◇ 김현정>국민들을 하나로 묶는 기능을 하잖아요 탐정 손수호. 오늘도 고맙습니다. 손수호 변호사였습니다.
< 속기= 한국스마트속기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