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 이재명, 이제 명(命) 받으라!

'개인사' 뒤로하고 '왜 이재명?' 물음표에 답 줘야할 때
'이재명호'의 목적지가 '파란나라'가 될지 지켜보는 눈 많아
핸들이 한쪽으로 치우치면 승선자 반대쪽으로 '몰림'을 알아야
1천300만 '명' 받드는 '머슴' 역할에 충실할 시점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사진=자료사진)
'파란 나라를 보았니. 꿈과 사랑이 가득한. 파란나라를 보았니. 울타리가 없는 나라. 새파란 마음 한 마음. 새파란 나라 지어요'

1985년 가수 혜은이가 불러 히트한 동요성 가요 '파란나라'의 한 구절이다.

지방선거, 민주당은 압승했다. 시도지사 17자리 중 14자리(82%)를 차지했다. 전국 226개 기초단체 중 151곳(67%)을 가져갔다. 광역의원 824석 중 652석(79.1%)을 석권했다. 기초의원 2천541명 중 1천400명(55%)이 당선됐다.

당(黨) 상징색이 '파랑'이니 '파란나라'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다. 경기도는 '파란나라'의 중심에 있다. '기초'에서 '광역'으로, 대권 '잠룡'으로 급(級)이 올라간 이재명 당선인. 그에 대한 주목도는 높을 수 밖에 없다.

선거기간 갖은 논란은 이 당선인의 '주목도'를 더욱 높였다. '김부선 스캔들' 의혹은 이재명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흔들 정도로 강렬했다. 당시 민주당은 경북·대구와 함께 '파란나라' 지도에 큼지막한 붉은 자욱을 남길 수 있다는 불안감을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김부선 스캔들' 의혹은 선거 막판, 온라인을 뒤덮었다. 지면을 뒤덮었다. 유명인들의 견해까지 가세하자 '블랙홀'이 됐다. 정책이슈는 '블랙홀'에 빨려들어 사라졌다. 하지만 이재명은 끌려가지 않았다. '파란나라'에 대한 국민적 열망은 '블랙홀' 언저리에서 힘겹게 버티던 그를 건져냈다.

선거불패 남경필도 '파란나라'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넘어서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과론적으로 이재명은 '파란나라'에 일조했다. '역시 이재명' 이란 찬사와 '왜 이재명인가?'라는 '물음표'도 남겨졌다.

쉽지않게 건조(建造)된 '이재명호'는 닻을 올렸다. '왜 이재명?' 이란 물음에 대해 답안을 만들기 시작했다. 항해를 시작했다. 인수위가 노를 젓기 시작했다. 목적지를 향해 방향을 정하기 시작했다.

선장 이재명, 항해사 OOO, 도선사 OOO, 기관사 OOO... 배를 움직일 '리더'들의 윤곽이 잡혔다. 승선자(도민)들을 향해 '함께가자'는 이들의 외침도 시작했다.


같은 배에 탄 승선자 모두의 눈은 한곳, 선장을 향하고 있다. 눈동자에는 4년의 긴 항해에 거는 기대가 담겨있다.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운항해 줄 것을 바라는 '희망'이 담겨있다.

승선자 모두가 선장을 믿지는 않는다. 바뀐 선장에 불만인 승선자도 적지않다. 불안해 하는 승선자도 적지 않다. 신뢰에 의문을 품은 승선자도 적지않다. '좌초'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승선자들은 '남경필호'를 겪었다. '남경필호'의 풍요로운 항해를 경험한 승선자들도 있다. 그렇기에 이들의 '이재명호'에 대한 기대는 클 수 밖에 없다. 더 풍요로운 항해에 대한 '기대와 바람'은 표를 사 승선한 사람들의 당연한 권리다. 배의 핸들이 한쪽으로 치우치면 승선자는 반대쪽으로 몰림을 알아야 한다. '남경필호'의 장점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덧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럴 때 배는 기울지 않고, 승선자의 안전도 보장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인수위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사진=자료사진)
인수위가 노를 움직인지 10일째다. 배의 운행 방법, 목적지 등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승선자 '피드백'을 들어야 할 시점이다. 운항계획을 다듬어야할 시점이다.

이같은 시점에 선장이 과거에 매달리고 있다. 출항 전 논란거리(김부선 스캔들 의혹)에 집착하는 모양새다. 속사정은 있겠으나 김부선 논란을 먼저 재점화(6월 24일 페이스북 글) 시킨 행보는 의문이다.

승선자들의 불안감은 당연하다. 배를 움직이는 '리더'들 심정도 다르지 않다. 논란거리는 엄격히 따져 '개인사'다. 공인(公人) 신분의 선장(도지사)이 더이상 '개인사'에 힘을 소진해서는 안된다.

진위를 떠나 논란을 알고도 표를 사 승선한 사람들을 위해 전력할 때이다. 신뢰를 줘야 할 때이다. 모든 초점을 승선자들에게 맞춰야 할 때이다. 승선자들은 논란거리에 피로감을 나타내고 있다.

"'의혹·논란 지겹다. 이제 그만들 좀 하자", "우리와 상관없는 다툼이다. 일 잘하는 선장이면 됐다", "배 운항에만 신경 써야 마땅하다" 등등… 이들에겐 한배를 탄 자신들의 '안위'가 가장 큰 관심사인 것이 당연하다. 자신들이 선택한 선장의 '개인사'는 더 이상 흥미가 아님이 당연하다.

'꿈과 사랑이 가득한, 울타리가 없는...' '파란나라'로의 운항이 막 시작됐다. 꿈과 사랑이 가득한 나라는 쉽지 않다.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해야 한다. 울타리가 없는 나라를 위해 소통해야 한다.

'이재명호'의 목적지가 '파란나라'가 될지 지켜보는 눈이 많다.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해야 더 큰 바다에 나갈 수 있음을 선장 이재명은 알고 있다. 1천300만 승선자들의 명(命)이 시작됐다. 받드는 일만 남았다. 그의 말 처럼 선장이 '머슴'의 역할을 해야할 때이다. 그를 믿어 봐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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