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이 합의함으로써 소송전을 끝낸 것인데 합의조건 등에 대해서는 양측이 모두 입을 굳게 다물고 있어 전격합의 배경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미국 언론들은 현지시간으로 27일 삼성전자와 애플이 스마트폰 디자인 특허침해 여부를 둘러싸고 7년 동안 벌여온 법적 다툼을 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애플과 관련된 스마트폰 소송에 대해 모두 합의했다'는 사실 외에는 '노코멘트'라는 입장이다.
미국 새너제이 연방지방법원에 제출된 소송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블룸버그 통신도 삼성과 애플이 어떤 조건으로 합의했는지에 대해서는 소송자료에도 적혀 있지 않다고 전했다.
미국의 IT전문매체인 시넷은 이 사건을 담당한 루시 고 판사가 "삼성과 애플이 이 문제에 관해 그들의 남은 요구와 반대요구를 철회하고 합의하기로 했음을 알려왔다"고 보도했다.
삼성과 애플이 지금까지 여러 소송에서 주장했던 요구사항들을 모두 접고 일괄타결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다.
이번 합의에 따라 삼성전자와 애플은 지난 2011년부터 무려 7년을 지리하게 끌어온 법적분쟁을 모두 마무리하게 됐다.
당초에 애플은 검은 사각형에 둥근 모서리의 스마트폰 디자인과 액정화면의 테두리, 앱의 배열등 세 가지특허침해를 이유로 10억 달러의 배상금을 요구했고 1심에서는 삼성이 9억 3천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결정됐다.
이에대해 삼성전자는 배상액 산정의 기준을 제품 전체가 아닌 일부 부품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배상액이 너무 크다고 주장해 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새너제이 연방지법의 배심원단은 환송심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해 5억3천900만 달러, 우리돈 약 6천억 원을 배상하라고 평결한 바 있다.
애플의 당초 요구보다 절반을 조금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양측이 재상고로 가기전에 전격합의한 것을 두고는 해석이 분분하다.
한양대 전자공학과 송용호 교수는 CBS노컷뉴스에 "삼성과 애플이 소모전을 이어갈 만큼 상황이 여유롭지 않다. 즉, 후발 업체들의 추격이 심각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화웨이와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추격이 거센 가운데 1,2등 업체가 서로 힘빼기를 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을 했다는 뜻이다.
또 소송의 대상이 된 특허기술에 대해서도 독점적 지위를 이어 받기 어렵고 만일 독점적 지위가 인정될 경우 후발 업체들 모두의 저항이 심각할 것이라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7년 이상 이어진 소송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대값이 떨어졌고 장기소송으로 인한 피로감도 합의를 압박하는 한 요인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