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아시아의 호랑이' 한국에 당한 완패 때문이었다. 한국은 27일(현지 시각)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독일과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서 2 대 0 완승을 거뒀다. 후반 추가 시간 김영권의 선제 결승골과 손흥민의 쐐기골로 '전차 군단'을 무너뜨렸다.
비록 한국은 16강에 진출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세계 랭킹 1위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러시아월드컵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독일의 충격은 더했다.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 우승팀으로 대회 2연패를 노리는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그런 독일이 한국에 패배를 당하며 16강에서 탈락한 것이다.
예전 독일 축구의 영광을 이끈 전설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현재 독일 대표팀에 대한 채찍질도 잊지 않았다.
독일의 레전드 골키퍼 올리버 칸은 자국 방송 'ZDF'의 중계에서 "소리를 내며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독일 유니폼이나 전통이 선수들에게는 너무 무거웠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아마 2, 3톤의 2, 3톤의 중량감을 느끼고 있던 것임에 틀림없다"고 심리적 부담감을 패배 원인으로 꼽았다.
칸은 또 "이 패배에는 많은 이유가 있지만 내 생각에 팀의 리더가 보이지 않았다"면서 "토니 크로스나 마츠 후멜스는 기둥이 될 수 없었고, 티모 베르너도 기대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칸은 2002 한일월드컵 준우승의 주역이다.
또 다른 독일 전설 로타어 마테우스도 중동 매체의 중계에서 신랄하게 비판했다. 마테우스는 "정말로 화가 난다"면서 "그 퍼포먼스는 도대체"라며 화를 이기지 못했다. 이어 "90분 동안 움직임이 너무 늦다"면서 "이기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서 보여야 할 행동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요아힘 뢰브 감독에 대해서도 강도높게 지적했다. 마테우스는 "감독이 잘못한 시스템과 전술을 사용했다고 생각한다"면서 "70% 가깝게 볼을 지배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은 6번 정도로 불충분했다"고 짚었다.
이어 "무엇보다 선수들이 이 대회에 집중을 다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마테우스는 독일 대표 사상 최다인 5번 월드컵 출전해 1990년 이탈리아 대회 주장으로 우승을 이끈 레전드다.
자국 역사상 처음으로 조별리그 탈락의 충격적 결과를 받아든 독일. 전차 군단의 축구 역사 한 페이지에 한국이 오롯이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