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7일(한국시각)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독일과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F조 3차전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이 승리에도 기대했던 16강 진출은 무산됐다. 하지만 4년 전 브라질대회에서 우승했던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1위를 상대로 거둔 승리는 분명한 소득이다.
후반 추가시간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독일과 맞선 한국의 승리는 골을 넣은 김영권(광저우 헝다)과 손흥민(토트넘)의 활약 덕분이다.
하지만 역사적인 독일전 승리에서 절대 잊지 말아야 하는 존재는 골키퍼 조현우다. 세계 최고의 골키퍼라고 평가받는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와의 대결에서 승리한 바로 그 조현우다. 덕분에 조현우는 이 경기의 '맨 오브 더 매치(MOM)'까지 받았다.
조현우는 이날 경기에서 무려 28개의 슈팅을 시도한 독일의 파상공세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조현우가 저지한 독일의 슈팅만 9개다. 앞서 스웨덴전과 멕시코전에서도 안정적인 선방쇼를 펼쳤지만 실점하며 아쉬움을 남겼던 것과 달리 세계 최강 독일을 상대로 더욱 멋진 무실점을 선보이며 한국 축구의 짜릿한 승리에 힘을 보탰다.
사실 조현우는 태극마크와 인연이 오래되지 않았다. 러시아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신태용 감독이 대표팀을 소집할 때만 하더라도 확실한 주전이 아니었다. 하지만 소집훈련과 평가전을 통해 당당히 주전 자리를 꿰찬 조현우는 왜 자신이 2018년 현재 K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골키퍼인지 분명하게 실력으로 선보였다.
조현우의 선방쇼는 비단 국내뿐 아니라 러시아월드컵을 지켜본 전 세계 축구팬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의 영입을 장난스럽게 주장하는 유럽 축구클럽의 팬도 생겨났을 정도다.
월드컵에서 선보인 뛰어난 기량으로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분명하게 알린 조현우지만 그는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경기 후 조현우는 “앞에서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뛰어줬다. 나는 한 것이 하나도 없다. 내가 아니더라도 김승규 선수나 진현이 형이 나왔어도 더 잘했을 것이다. 내가 잘 한 것이 아니고 골키퍼 모두가 다 막았다고 생각한다”고 승리의 공을 대표팀 모든 동료와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