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공기업에 '7억대' 뒷돈 건넨 투자사 대표 구속기소

한-호주-말레이시아 등 형사사법공조로 국부유출 범죄 규명

(사진=자료사진)
말레이시아 양식장 건설 사업권을 얻기 위해 현지 공기업 간부들에게 7억원대 뇌물을 건넨 국내 투자회사 대표가 구속기소됐다.

부산지검 외사부(조대호 부장검사) 27일 말레이시아 연방토지개발공사(FELDA) 사장 등 임원 3명에게 7억3천만원 상당의 뇌물을 건네고, 국내 자금 10억원을 호주로 빼돌린 혐의 등으로 A투자회사 대표 최모(42)씨를 전날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또 최씨와 함께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A사 부사장 유모(43)씨와 말레이시아 법인장 한모(37)씨도 같은 날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최씨 등은 2013년 8월부터 2014년 7월 사이에 말레이시아 연방토지개발공사(FELDA) 사장과 부사장 등 임원 3명에게 현금과 명품시계 등 7억3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말레이시아 총리실에서 추진한 수백억원 규모의 철갑상어 양식장 건설 프로젝트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FELDA 임원들에게 뇌물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 2014년 10월 허위수출계약서 등을 이용해 회사 자금 9억6000만원 상당을 말레이시아를 거쳐 호주로 빼돌린 재산국외도피 혐의도 받았다.


최씨는 홍콩에 설립한 법인자금 175만 호주달러(한화 14억원 상당)를 무단으로 빼돌려 호주에서 주택을 사들일 명목으로 사용한 혐의(특가법상 횡령)도 포함됐다.

이들의 범행은 지난해 5월 호주의 한 카지노에서 450만 호주달러(한화 37억원)를 소지한 최씨가 체포되면서 드러났다.

호주는 10만 호주달러 이상의 자금이 범죄수익이라고 의심되면 본인이 정당한 돈이라고 입증하지 못하면 처벌한다. 호주연방경찰은 최씨를 자금세탁 혐의로 수사했다.

이후 대검은 '아시아태평양 범죄수익환수 네트워크(Arin-AP)'를 통해 최씨의 정보를 넘겨받고 부산지검에 사건을 맡겼다.

부산지검은 지난해 11월부터 호주 현지출장 수사 등을 통해 최씨의 계좌와 이메일을 추적·확보해 뇌물공여와 재산국외 도피 혐의를 확인했고, 지난 7일 최씨를 체포해 다음 날 구속했다.

대검 관계자는 "호주, 말레이시아, 홍콩 등 5개국 해외 금융정보분석원(FIU) 활용과 형사사법공조요청, 세관공조수사 등을 통해 국제자금거래를 추적해 국부유출 범죄의 실체를 규명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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