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주상복합 화재 원인…에폭시 유증기 폭발 추정

장마 대비해 가연성 단열재 지하로 옮겨 적치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세종시 주상복합 건설현장 화재의 원인은 바닥에 코팅제를 칠하는 작업(에폭시) 과정 중 발생한 유증기 폭발로 추정된다.

화재 당시 발화 지점으로 추측되는 지하층에는 장마를 대비해 옮겨놓은 다수의 가연성 단열재 등 적치물이 쌓여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채수종 세종소방본부장은 27일 세종시청에 열린 세종 주상복합 화재 관련 브리핑에서 화재를 키운 원인에 대해 "지하층에서 '펑'하는 폭발 소리가 10차례 이상 들렸다는 공사장 관계자의 진술로 미뤄봤을 때 에폭시(바닥에 코팅제를 칠하는 작업)에 의한 유증기 폭발을 조심스럽게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채 본부장은 다만 "국과수 합동 감식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속단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인명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보이는 유독가스 발생과 진화를 어렵게 한 원인에 대해서는 "1층에 쌓아뒀던 단열재 등 적치물들을 장마철 들어 대거 지하로 옮겼다는 관계자 진술이 있다"며 "또 장마철을 피해 작업 기일을 잡다 보니 화재 당일 조금 바쁘게 일했다는 진술도 있다"고 말했다.

함께 브리핑에 참여한 임동권 세종소방서장은 "세종시를 비롯해 최근 짓는 아파트 특징이 지상에 주차할 수 없고 주차장이 지하로 가는 구조다 보니 주차장이 매우 넓다"며 "화재 현장 지하주차장 역시 연기나 화염을 방어할 수 있는 방화 셔터 등 시설이 전혀 없었고 지하층에서 발생한 폭발과 화염이 동시에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인 경찰과 소방당국은 28일 오전 합동 정밀감식을 할 예정이다.

지하에 연기가 아직 많아 곧바로 감식하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함께 경찰은 시공사인 부원건설 관계자 등 3명을 불러 조사한 데 이어 다친 근로자 중 경상자 등을 상대로 화재 당시 상황과 작업 과정을 조사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도 화재 현장에 대한 특별 감독을 벌여 위법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세종소방본부도 장례 협의와 부상자 보상 등 조치가 조속히 진행되도록 지원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전날인 26일 오후 1시 16분쯤 세종시 새롬동 주상복합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3명이 숨지는 등 40여 명의 사상자를 내고 발생 5시간 30여 분 만인 오후 6시 48분쯤 진화됐다.

소방관을 제외한 부상자 37명은 대전과 청주 등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현재 17명은 치료 후 퇴원했다.

중상자 3명을 포함해 나머지 20명은 9개 병원에 분산돼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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