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종주국 잉글랜드vs 유럽의 붉은 악마 벨기에
그러나 이 두팀은 그러한 변수를 모두 잡아내고 조기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잉글랜드는 과거 '축구 종주국'이라는 명성을 들었지만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 예선 탈락 등 종주국이라는 명성에 맞지 않는 플레이로 자국과 타국 팬들의 비판을 견뎌내야 했다.
그러나 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서는 달랐다.
잉글랜드는 지난 19일(이하 한국 시각) G조 조별리그 1차전 튀니지와의 경기에서 케인의 전반 초반 득점과 후반 '극장골'에 힘입어 2대1로 이겼다.
경기 직후 약체인 튀니지를 완벽하게 압도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제기됐고 잉글랜드의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지도력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
그러나 잉글랜드는 지난 24일 열린 파나마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이를 씻은 듯이 지워버렸다.
케인은 해트트릭으로 불을 뿜었고 린가드,스톤스의 릴레이 골로 파나마를 완전히 압도하며 6대1 대승을 거뒀다.
벨기에 또한 마찬가지다.
지난 19일 열린 G조 1차전 파나마와의 경기에서 벨기에 특유의 기동력과 세밀한 플레이로 전반 초반 파나마의 뒷공간을 노렸지만 파나마의 수비전략에 막혀 득점을 뽑아내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 직후 터진 메르테스의 골과 루카쿠의 멀티골로 파나마를 3대0으로 제압했다. 특히 득점을 하지는 못했지만 아자르의 플레이가 빛나기도 했다.
이어 만난 튀니지와는 잉글랜드가 파나마를 대파한 것처럼 5대2로 크게 이겼다.
두 팀의 가장 큰 공통점은 1차전에서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력을 보이지 않았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조직력이 견고해진다는 점이다. 두 팀 모두 다 2차전에서 완벽한 대승을 보여줘 팬들의 걱정이 기우였음을 보여줬다.
특히 양팀의 득점왕 경쟁도 주요 볼거리 중 하나다.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과 벨기에의 로멜루 루카쿠는 각각 5골, 4골로 나란히 득점순위 1·2위에 올라있다.
일각에서는 루카쿠가 부상을 당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정작 루카쿠 본인은 별 문제가 없다는 의사를 밝힐만큼 양팀 스트라이커의 불을 뿜는 득점 경쟁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두 팀의 경기는 29일 오전 3시 칼리닌그라운드 스타디움에서 진행된다.
자칫방심 낭떠러지 삼바군단 브라질vs 발칸반도의 복병 세르비아
브라질과 세르비아 양 팀 모두 조별리그 2라운드를 시원치 않은 경기력으로 마쳤다.
브라질의 경우 1승1무로 승점 4점을 얻었지만 눈높은 브라질 팬들과 선수들은 탐탁치 않아하고 있는 눈치다.
브라질은 앞서 18일(이하 한국시각) 2018 러시아 월드컵 E조 조별리그 1차전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네이마르와 쿠티뉴라는 걸출한 스타플레이어들을 보유하고도 스위스의 집중견제에 막혀 무승부에 그치고 말았다.
이어 E조 최약체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서도 정규 90분동안 골을 뽑아내지 못하다 후반 추가시간에 가까스로 두 골을 성공시켜 승점 3점을 챙겼다.
브라질의 입장에선 에이스 네이마르가 좀처럼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게 문제다. 이미 1골을 기록하고 있긴 하지만 과거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지는 못하는 게 사실이다. 특히 미국의 스포츠매체 ESPN은 "네이마르가 4개월 동안의 부상 이후 의미 있는 경기력을 펼치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또 네이마르는 경기력과는 별개로 미디어에게 강한 정신력을 키우라며 일갈을 당하기도 했다.
브라질 일간지 '오 글로보' 코스타리카와의 코스타리카전 후 네이마르가 눈물을 흘린 것에 대해 "월드컵 두 번째 경기에서 눈물을 흘리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며 "팀을 위해서라도 정신적으로 나약한 모습이 아니라 강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꼬집어 눈길을 끌었다.
반면 세르비아는 자력진 출의 실낱같은 희망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세르비아는 지난 17일 열린 E조 1차전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서 경기 초반 상대의 극단적인 5백 전술에 길을 잃고 효과적으로 공격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 11분 터진 '악마의 왼발' 콜라로프의 프리킥 득점으로 1대0으로 승리했다.
가까스로 승리를 쟁취하기는 했지만 이어진 스위스와의 E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1대2로 분패했다.
세르비아는 8년간 절치부심한 끝에 월드컵에 진출한만큼 막판 반전을 노리고 있다.
두 팀에게 이번 경기가 단두대 매치가 될 전망이다. 브라질은 현재 1승1무로 E조 1위에 놓여있지만 세르비아에게 패할 경우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세르비아는 브라질에게 이길 경우 16강 자력 진출이 가능하지만 비기거나 패한다면 8년만의 조기 귀국해야 한다.
이렇듯 양팀은 서로 배수의 진을 치고 총력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두 팀의 외나무다리 총력전 28일 오전 3시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치뤄진다.
아시아 유일 0승점 한국vs녹슨 전차군단 독일
먼저 한국은 앞선 조별리그 2경기 동안 무기력 경기력으로 자국팬에게 조롱과 강력한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 지난 18일 열린 F조 조별리그 1차전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김민우가 헌납한 패널티킥으로 스웨덴에게 0대1로 석패했다. 스코어만 본다면 일진일퇴의 치열한 공방이 있었을 수도 있겠다라는 추론이 가능하지만 실상 경기 내용은 달랐다.
한국은 전후반 90분동안 유효슈팅 0개라는 굴욕적인 경기력으로 조별리그 1차전을 마감했다.
이어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한국은 배수의 진을 친다는 각오로 총력전을 펼쳤지만 1대2로 석패하고 말았다.
든든한 ‘맏형 리더십’을 보여준 기성용은 조별리그 두 경기 동안 자신의 가치를 십분 발휘 했다.
하지만 멕시코전 도중 부상을 당해 독일전 출전은 불가능하다. 기성용의 부상 공백을 채워줄 선수가 마땅치 않아 한국으로서는 걱정이 크다.
한국은 현재 2패로 F조 최하위에 머물러 16강 진출이 어려워 보이지만 실낱같은 희망은 남아있다.
한국이 독일을 2점차로 잡고 멕시코가 스웨덴을 1점차로 잡아준다면 골득실에서 스웨덴, 독일을 제치고 16강 진출이 가능해진다.
이 밖에도 다양한 경우의 수가 존재하지만 선행되어야 할 것은 두 말 할 필요 없이 독일을 꺾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독일은 디펜딩 챔피언 증후군에 단단히 묶여 조별리그 두 경기 동안 압도적 조직력은 고사하고 가까스로 승점 3점만을 챙겼다.
지난 18일 치러진 F조 1차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상대의 빠른 역습에 1골을 내줬고 결국 그대로 패배하고 말았다.
이후 이어진 스웨덴과의 2차전에서도 상대에게 선취골을 내주고 끌려가다 막판 토니 크로스의 프리킥 골로 2대1 승리를 거둬 탈락위기를 모면했다.
가까스로 승점 3점을 챙겼지만 주력선수들의 이탈로 인해 앞으로 치러질 한국과의 경기에서 100% 전력으론 나올 수 없는 상황이다.
독일의 중앙 미드필더 세바스티안 루디가 코뼈 골절로 부상 낙마했고 수비수 보아탱은 경고 누적으로 한국전에 출전할 수 없다.
물론 상대적으로 기량이 열세인 한국에 비해 독일의 승리를 예상하는 매체가 대다수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예상일 뿐 방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또 한국을 제외한 F조 세 팀이 1승 1패로 물고 물려있어 독일은 한국을 2점차로 잡아야만 16강 진출을 확신할 수 있다. 독일 또한 경우의 수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두 팀 모두 벼랑 끝에서 마지막 반전을 노리는 최후의 결전에 나선다. 승리의 여신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한국과 독일의 경기는 27일 밤 11시 카잔 아레나에서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