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은행이 조속히 부당 이자를 환급하겠다면서 고의성이 없다고 해명하지만,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해당 은행에 대한 형사 고발을 검토하고 나섰다.
경남은행 등은 26일 대출금리가 부당 산출된 대출자 수와 금액, 향후 환급 계획을 발표하면서 자신들의 오류에 대해 사과했다. 지난 21일 금융감독원이 '대출금리 산정체계' 검사 결과에서 일부 부당 사례가 적발됐다고 밝힌 데 따른 조치다.
경남은행은 연소득 입력 오류로 최근 5년간 취급한 가계자금대출 중 약 1만2000건(전체의 6%)이 이자가 과다하게 수취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환급 대상 금액은 최대 25억원으로 추정했다.
경남은행은 직원 실수로 연소득 입력 오류가 발생했다며, 잘못 부과된 이자에 대해 다음달 중 환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남은행은 "사유가 무엇이든 고객들에게 실망감을 안겨드린 데에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향후 업무 프로세스 개선과 직원 교육 등을 통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KEB하나은행은 지난달까지 6년5개월간 최고금리 적용오류 건수가 252건(0.0036%)이었으며, 193명의 고객에 대해 약 1억5800만원의 환급 대상 이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오류가 발생한 대출 유형은 개인사업자 대출이 200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가계대출 34건, 기업대출 18건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환급 이자금액을 해당 고객에게 환급할 예정"이라며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고 소비자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씨티은행은 올해 3월까지 5년간 담보부 중소기업대출에 신용원가 적용의 오류로 금리가 과다하게 청구된 건수가 27건이고 이자금액은 1100만원이라고 밝혔다. 씨티은행 측도 7월 중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부당 이자를 환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각 은행히 "깊이 사죄드린다"는 대국민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통틀어 1만건이 넘는 부당 사례가 확인되면서 신뢰성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태가 확산돼 금융감독원이 '전수조사'에 돌입하는 경우 이들 은행 3곳 뿐만 아니라 시중은행 전체로 불똥이 튈 수도 있다.
시민사회에서는 이번 일을 '금리조작'으로 규정하는 양상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이날 성명을 내고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에 이르면서 서민경제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가운데 시중은행이 대출장사도 모자라 대출금리 조작을 통해 부당한 이익을 취한 범죄행위를 저지른 것에 대해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이번 사태가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생경제연구소는 다른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이들 은행 대상으로 한 민형사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국민들 의구심이 사실로 확인됐다. 은행이 금리를 조작하고 폭리를 취한 게 밝혀진 이상, 우리 금융시민단체도 나서서 고발하고 모든 피해의 복구를 강력 촉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