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26일(한국시각)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모로코와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B조 3차전에서 극적인 2대2 무승부를 거뒀다. 고전 끝에 승점 1점을 추가한 스페인은 B조 1위로 2위 포르투갈과 함께 16강에 진출했다.
1차 목표인 조별예선 통과를 달성했지만 스페인의 분위기는 썩 좋지 않다. 조별예선 3경기 모두 우승 후보다운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6골을 넣은 공격보다 5실점한 수비가 문제다.
모로코전이 끝난 뒤 페르난도 이에로 스페인 감독은 “모로코가 쉽지 않은 상대라는 점은 잘 알고 있었다. 앞선 두 경기에서 모두 패했지만 우리가 속한 조가 매우 힘든 조였기 때문에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팀이라는 것은 잊지 않았다”고 스페인 선수를 칭찬하기보다 상대 선수를 칭찬했다.
모로코전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이스코(레알 마드리드)도 “매우 힘든 경기였다. 우리는 원하는 수준으로 승리하지 못했다”면서 “초반부터 온전히 경기에 집중하지 못했고 점유도 부족했다. 우리는 더 잘할 수 있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스페인의 불만과는 대조적으로 에르베 레나르 모로코 감독은 아쉬운 무승부였지만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펼친 선수들을 자랑스러워했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하는 뛰어난 선수가 속한 스페인을 상대하는 모든 팀은 고전한다”는 레나르 감독은 “하지만 나는 우리 선수들이 경기를 지배했다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의 경험이 조금 부족한 탓에 승리하지 못했다. 우리는 포르투갈, 스페인 같은 세계적인 팀을 상대로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였다. 16강에 진출한 팀들의 행운을 빈다”고 크게 만족했다.
하지만 스페인은 무승부를 거뒀고 B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모로코전의 아쉬움은 잊고 개최국 러시아와 16강전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로 감독은 “우리는 더 나아져야 한다. 조별예선 3경기에서 5실점이나 한 점은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한다”면서 “우리가 조 1위가 된 것은 순전히 운이 좋았던 덕분이다. 남은 경기에서도 이렇게 쉽게 골을 내준다면 우리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결과에 도달하기는 매우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선수들에게 분명한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