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보다 나이 많은 이집트 GK, 데뷔전이 역사

역대 최고령 출전기록인 45세 161일로 월드컵 데뷔전

이집트의 베테랑 골키퍼 에삼 엘 하다리는 생애 첫 번째 월드컵 출전에서 역대 최고령 출전 기록을 달성했다. 엘 하다리는 45세 161일의 나이로 월드컵 데뷔전을 치렀다.(사진=노컷뉴스/gettyimages)
출전만으로도 역사가 되는 존재. 이집트의 베테랑 골키퍼 에삼 엘 하다리(알 타운)가 월드컵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엘 하다리는 25일(한국시각) 러시아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A조 3차전에 출전했다.

많은 나이 탓에 이집트의 백업 골키퍼 역할을 맡은 엘 하다리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에서 자신의 월드컵 데뷔전을 치렀다.

1996년부터 대표팀에 발탁돼 150경기나 넘게 A매치를 소화한 엘 하다리지만 이집트가 1990년 이탈리아 대회 이후 무려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탓에 모든 이집트 대표팀 후배와 마찬가지로 첫 월드컵 출전이었다.


그의 출전은 곧 월드컵의 역사를 바꿨다. 45세 161일의 기록으로 월드컵 최고령 출전기록을 갈아치운 엘 하다리가. 종전 기록은 4년 전 브라질 대회에서 콜롬비아 골키퍼 파리드 몬드라곤이 세운 43세 3일. 엘 하다리는 무려 2년하고도 158일을 추가하는 신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엘 하다리는 러시아월드컵에 참여한 32개국 감독 중 3명보다 나이가 많은 현역이다. 벨기에의 로베트로 마르티네스 감독은 동갑이나 생일이 179일 늦고, 세르비아의 믈라덴 크르스타이치 감독은 1살이 어리다. 최연소 감독인 알리우 시세 세네갈 감독은 무려 3살이 적다.

사실 엘 하다리의 출전은 헥토르 쿠페르 감독의 배려 덕분이다. 이집트는 앞서 우루과이, 러시아와 조별예선 1, 2차전에 주장인 엘 하다리가 아닌 모하메드 엘 셰나위(알 아흘리)를 활용했다.

하지만 조별예선 2연패로 일찌감치 16강 경쟁에서 탈락하자 엘 하다리의 월드컵 데뷔 기회를 마련해줬다. 결국 엘 하다리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에서 풀 타임 활약하며 한 차례 페널티킥을 선방하는 등 여전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노장의 선방에도 이집트는 사우디아라비아에 1-2로 역전패하며 28년 만의 월드컵 출전을 조별예선 3패의 아쉬운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늦은 나이에 월드컵 데뷔전을 치른 엘 하다리는 "우리는 최선을 다했지만 3패로 대회를 마쳤다. 우리는 운이 없었다. 이것이 축구"라며 "내가 달성한 결과물이 이집트 축구에 의미있는 성과가 되길 바란다. 모든 동료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