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난민정책'에 내홍 격화…등 돌린 여론

기민·기사 연합 지지율 2% 포인트 하락…극우 AfD는 올라가
사민, 대연정 붕괴 대비 시작…26일 대연정 3당 대표 회담

독일 대연정 내각이 난민정책을 둘러싼 갈등으로 내홍이 격화되자 집권세력을 향해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엠니드가 일간 빌트 의뢰를 받아 지난 14∼20일(현지시간) 2천300여 명의 성인남녀를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의 지지율은 전주 조사보다 2% 포인트 떨어진 31%를 기록했다.


대연정 소수파인 사회민주당의 지지율은 18%로 변함이 없었다.

반면 극우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16%로 전주보다 1% 포인트 올랐다. 이는 엠니드가 지금까지 여론 조사한 AfD의 지지율 중 최고치다.

집권세력이 난민정책으로 난맥상을 보이자 여론이 등을 들리고, 반(反)난민 정서를 자극해온 AfD가 반사이익을 얻은 셈이다.

대연정 내각은 기사당이 난민 강경책을 들고나오자 난민에 대해 관용적인 기민당과 사민당이 이에 반대하면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기사당 대표인 제호퍼 내무장관은 입국을 희망하는 난민이 유럽연합(EU) 내 다른 국가에 이미 망명 신청을 했거나 신분증이 없으면 입국을 거부하는 정책을 추진했으나, 메르켈 총리와 기민당은 반대하고 나섰다.

메르켈 총리는 유럽연합(EU) 차원에서 공동으로 난민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민당도 메르켈 총리의 정책 방향에 동조하고 있다.

기사당이 28∼29일 열리는 EU 정상회의까지 정책 추진을 보류해 메르켈 총리가 시간을 벌었으나, EU 회원국 간에 이견을 좁힐지는 미지수다.

메르켈 총리는 EU 정상회의 전 난민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비공식 정상회의를 앞두고 "양자 간의, 3개국 간의 합의를 도출하는 것은 서로 이익이 된다"면서 "해법을 찾기 위해 28개국을 모두 기다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고 dpa 통신이 전했다.

EU 정상회의에서 난민정책에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최악에는 대연정 내각이 붕괴할 수 있다.

사민당은 라르스 클링바일 사무총장 주재로 지난 22일 3차례 내부회의를 열어 조기총선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후보 명단과 선거 정책, 조기 선거 일자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민당 내부에서는 청년당원 조직인 유소스 등을 중심으로 난민정책에 대한 사민당의 분명한 입장을 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안드레아 날레스 사민당 대표는 24일 일요지 빌트 암 존탁과의 인터뷰에서 "기민·기사 연합이 아직도 정부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 알고 싶다"라며 26일 열리는 대연정 3당 대표 간 회담에서 솔직하게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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