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경 "숙소 떠나 독립…인생 돌아보는 시간 가져"

블락비 멤버 박경이 오랜만에 솔로곡을 들고 돌아왔다. 지난해 1월 발매한 미니 1집 '노트북(NOTEBOOK)'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그사이 많은 변화가 있었다. 박경은 8년 만에 숙소를 벗어나 독립해 혼자 살게 됐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컴백을 앞두고 체중을 6kg이나 감량하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지난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경은 이전보다 한층 성숙한 분위기를 풍겼다.

음악 스타일도 이전과 비교해 확연히 달라졌다. '보통연애', '자격지심' 등 말랑말랑한 사랑 노래를 들려주던 박경은 리드미컬한 기타 사운드가 돋보이는 얼터너티브 펑크스타일의 곡 '인스턴트'로 변신을 꾀했다.


'인스턴트'는 모든 것이 쉽고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를 인스턴트에 빗대어 노래한 곡으로 올해 한국 나이로 스물일곱이 된 박경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곡이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일문일답.

▶신곡을 준비하며 중점을 둔 부분은."귀여움과 샤방샤방함을 빼려고 노력했다. 이제 더 이상 어린 나이가 아니라고 생각했고, 이전에 그런 음악을 많이 했기도 했고, 성격이 변하기도 해서다"

▶성격이 달라진 이유가 있나."사람을 대하는 것이나 말하는 것에 있어서 이전보다 조심스러워졌다. 낯을 많이 가리게 됐다고 할까. 복합적인 이유다. 개인적으로 올해 일이 좀 많아서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최근에는 살도 좀 빠졌다. 컴백을 앞두고는 싸이클을 타면서 6kg 정도 뺐다. 현재 체중은 50kg 초반대다."

▶다시 음악 이야기로. 밴드 사운드가 돋보이는 곡이다. "요즘 밴드 음악을 자주 들어서인지 한 번 도전해보고 싶었다. 안 해봤던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 대중성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래서 반복되는 후렴구를 넣는다던지 하진 않았다. 신곡을 발매하는 입장에서 차트 순위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거기에 포커스를 맞춰서 만든 음악은 아니다"

▶가사는 어떤 내용인가. "'인스턴트'라는 키워드를 메모장에 써놓고 있었다. 거기에서부터 출발한 가사다. '인스턴트'가 음식이 아닌 연애, 인간관계를 표현하는 단어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요즘 뭐든지 빨리빨리 지나가지 않나. 그래서 그런 것들에 대해 써내려가면 공감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았다"

▶가사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참, 쉽게 오고 쉽게 가네 차트 속 음악들처럼'이라는 부분이다. 요즘도 명곡이 많이 나오지만 흐름이 너무 빨라서 90년대 음악들처럼 오래 회자되기 어려운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썼다"

▶수민이 보컬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여자 보컬이 들어가기에 좋은 곡이라고 생각했다. 수민 씨는 기본적으로 목소리가 좋고 음악을 잘하는 분이라서 섭외했다. 언젠가부터 많이 안 알려진 분들과 음악 작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럴 때 '내가 처음 썼다' 하는 뿌듯함도 생기고. (미소)"

▶어떤 반응이 나오길 원하나. "'박경이 사랑 노래만 하진 않는구나' 하는 반응이다. 또 '성숙해졌구나' 하는 반응을 얻고 싶다. 나를 마냥 어리게만 보는 게 이젠 싫어진 것 같다"

▶프로듀서로 나서고 싶은 생각도 있나. "있다. 통통 거리는 곡들을 많이 만들어 놔서 걸그룹 분들에게 곡을 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최근에는 수지 선배님께 곡을 주고 싶다는 생각도 해봤다. 통통 거리는 곡은 아니고 사랑의 끝을 주제로 한 곡인데 아직 미완성 단계에 있는 곡이다. 언젠가 완성되면 수지 선배님께 들려드리고 싶다"

▶숙소를 벗어나 혼자 살아보니 어떤가."너무 좋고 만족스럽다. 멤버들과 스케줄이 어긋나면 어쩔 수 없이 잘 때 소음이 나지 않나. 예민한 편이라 그럴때마다 바이오리듬이 깨졌는데 요즘은 푹 잘 수 있어서 좋다.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점도 좋다"

▶독립을 결심한 이유가 있나. "태일, 재효와 함께 살고 있었다. 그 외 멤버들은 원래 따로 살고 있었고. 개인적으로 8년간 숙소 생활을 했는데 20대가 가기 전에 혼자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독립하고 나니 책임질 게 많아졌고, 자연스럽게 빠릿빠릿해지더라. 청소나 빨래를 하면서 내가 깐깐한 스타일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집들이도 했나."멤버들이 따로 따로 놀러온 적이 있다. 지코는 초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왔는데 엄청 뿌듯한 표정으로 '경아, 너도 이제 혼자사는 구나'라며 흐뭇한 미소를 짓더라. 지코는 원래 내가 잘 되기를 엄청 바라는 친구다. '보통연애'로 음악방송에서 1위를 했을 때도 '우리 경이 1등했어요!'라고 소리치며 나보다 더 좋아해주던 친구다"

▶군 입대를 고민해야할 나이가 됐다."그 전까지 저의 음악을 최대한 많이 들려드리고 싶다. 군대에 갔다 온 이후에도 계속 음악을 하고 싶을지 아닐지는 잘 모르는 거니까"

▶손흥민 선수와 생년월일이 같더라."나도 알고 있다. 직접 검색해봤다. (웃음). 아, 손흥민 선수가 파리에서 열린 블락비 콘서트에 놀러 오신 적도 있다. 지코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서 보러 오셨던 것으로 안다"

▶블락비의 재계약 여부를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다. "어느 회사나 그렇듯이 멤버들이 한 번에 모여 같은 날 계약한 게 아니라서 남아있는 기간이 모두 다르다. 난 재계약까지 조금 시간이 남아있는 상태다"

▶나의 20대를 돌아본다면. "과분했고, 찬란했다"

▶음악작업 안 할 때는 뭐하나. "주로 집에 있는 편이다. 혼자 술도 자주 마시고. (미소). 놀 때는 주로 초등학교 친구들과 자주 논다. 가족들을 보러갈 때도 있고"

▶다음에는 어떤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나. "옛 감성의 노래를 만들고 싶다. '사랑은 유리 같은 것'같은 류의 감성 짙은 노래들 있지 않나"

▶인터뷰를 통해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새 앨범내고 인터뷰하는 가수 분들의 기사를 자주 본다. 그런데 '어 앨범 냈네'?' 하면서도 실제로 음악을 듣게 되진 않더라. 이 기사 보시는 분들에게 신곡을 꼭 들어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박경에게 3분 빼앗겼다는 생각으로 음악을 재생해주셨으면 좋겠다. (미소)."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아마 곧 다른 분들의 목소리로 제 음악을 듣게 될 일이 많아지실 거다. 다른 가수 분들과 작업해놓은 곡들이 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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