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눈물 "최선 다했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슈팅하고 있다 (사진/로스토프(러시아)=CBS노컷뉴스 박종민 기자)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을 응원한 한국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 질문을 받은 손흥민은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울먹였다. 대표팀을 향한 비판적인 시선을 돌려놓기 위해 누구보다 최선을 다했지만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는 생각 때문인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손흥민은 24일(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멕시코와의 F조 2차전에서 0대2로 뒤져 패색이 짙은 후반 추가시간에 절묘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갈랐다.

페널티박스 바깥 정면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은 바로 앞에 있는 수비수와 멕시코의 골키퍼 오초아를 한꺼번에 넘기는 절묘한 왼발 감아차기로 한국의 러시아 대회 첫 골을 만들어냈다.

손흥민은 골을 넣고도 세리머니를 하지 못했다. 남은 3분의 추가시간을 어떻게든 활용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손흥민의 골에도 승부를 뒤집기는 어려웠다.

결국 한국은 멕시코에게 1대2로 졌다. 한국은 스웨덴전 0대1 패배에 이어 조별리그 2연패를 당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모두가) 상당히 잘해줬음에도 불구하고 졌기 때문에 상당히 아쉽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눈에는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부터 눈물이 맺혀 있었다. 경기가 끝난 직후 서로를 격려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눈물이 나온 것 같았다.

손흥민은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종종 눈물을 흘렸다. 항상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였을 때 조금이나마 그 마음을 달랠 방법은 눈물밖에 없었다.

손흥민은 한국 팬들에게 "일단 너무나도 죄송스럽다. 하지만 선수들 정말…"이라고 한 뒤 말을 잇지 못했다.

눈물을 닦고 마음을 다잡은 손흥민은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고 너무나 많은 응원해주셔서 너무나도 감사드린다"고 힘겹게 말을 매듭지었다.

신태용호는 열정이 없다 혹은 투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팬들의 비판을 달고 살았다. 손흥민이 비판의 중심에 선 적은 없었다. 하지만 공동 책임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손흥민은 대표팀 선수단을 대표해 힘겹게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꺼냈다. 눈물과 함께 전했다.

손흥민은 마지막 남은 독일전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팬들이 보고 싶어하는 모습이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손흥민은 "결과는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재밌는 모습을, 조금이나마 대한민국 축구가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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